식품업계가 경쟁업체는 물론 유통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매출 신장을 꾀하고 있다. 각 업체의 대표 제품을 서로 교환해 신제품 개발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가공식품을 섞어 먹는 모디슈머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계절별·채널별로 인기 품목이 달라 업체 및 업종간 콜라보레이션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동원F&B가 업체간 협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2013년부터 다른 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이어오고 있는 동원F&B는 최근 대상과 손잡고 '자연&자연 자연동원 골뱅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동원F&B의 자연산 골뱅이에, 대상 청정원의 '햇살담은 자연숙성 발효양조간장'을 부어 만든 통조림으로, 개발 단계부터 마케팅까지 협업한다.
동원F&B는 골뱅이캔 맛을 소스가 결정한다고 판단, 기존 골뱅이캔보다 더 건강하고 고급스러운 맛을 내기 위해 시중 고급 간장들을 6개월간 돌아가며 맛을 시험, 청정원 제품을 최종 파트너로 낙점해 신제품에 적용했다. 간장소스를 차별화한 신제품은 별도의 조리 없이 바로 꺼내 먹어도 비린 맛이 없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캔 중량은 135g으로 줄여 쉽게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 동원F&B와 대상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두 제품을 함께 진열하고 시식·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명절선물세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앞서 동원F&B는 팔도와 손잡고 편의점 세븐일레븐 자체 개발 상품으로 '동원참치 라면'과 '고추참치 라면' 2종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의 기획은 세븐일레븐이, 생산은 팔도가 맡았다. 동원F&B와 팔도는 지난 2013년 비빔면 시즌인 여름에 맞춰 골빔면(골뱅이+비빔면)과 참빔면(참치+비빔면) 레시피를 선보이며 공동 마케팅을 벌인 바 있다. 두 회사의 공동 마케팅이 식품업체간 첫 콜라보레이션 사례로 꼽힌다.
매일유업도 켈로그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아침 식사로 플레인 요거트와 시리얼을 함께 먹는 식습관에 착안해 매일유업의 요거트 브랜드 '매일 바이오'와 농심의 시리얼 브랜드 '켈로그'를 한 제품으로 묶어 '매일바이오 켈로그' 2종을 출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기에는 다양해지고 세분화된 소비자의 욕구에 적극 대응하기 어렵다"며 "식품업체들이 각자 수년간 축적한 R&D 역량을 교류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