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이후 우리는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 로봇의 시대라는 문명사적 패러다임이 바로 지금 우리가 맞이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사람과 기기, 기기와 사물, 생명체와 기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미 우리는 일상 곳곳에서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IoT : Internet of Things) 등 ICT 기술로 촉발되는 4차 산업혁명을 맞고 있다.
미국의 IT 자문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IoT에 연결된 기기는 2016년 64억개를 넘어 2020년 208억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세계 인구 1인당 2.7개로 사람보다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기기나 사물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미 우리 주변 환경은 물론이고 살아가는 방식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고, 혁명적으로 스마트해져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초연결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제4차 산업혁명과 나아가 여기서 창출되는 데이터나 프로세스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는 거대한 사회의 흐름 속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는 기존의 단순한 분석과 예측이 아닌 '연결 속 가치'를 발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중요해졌다. 빅데이터는 기술의 산물만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사는 사회 속에서 생성되고 그 수많은 연결 속에서 의미를 담고 있는 '사회적 경험의 산물'이다. 이에 우리는 변화하는 세상 속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급변하는 현상과 사회적 경험들간의 관계를 잘 '관찰'하고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인간과 데이터 사이의 상호작용을 제대로 읽을 필요가 있다.
디자인싱킹은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과 다양한 '경험'의 융합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해'하며 그에 대한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고 최적으로 '실현'해내기 위한 프로세스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학 교수로 알려진 로저마틴(Roger L. Martin)은 분석적 사고에 기반을 둔 완벽한 숙련과 직관적 사고에 근거한 창조성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균형을 이루는 것을 '디자인싱킹'이라고 했다. 따라서 디자인싱킹의 메카로써 가장 널리 알려진 스탠포드대학교의 디스쿨 역시 '창조'의 '과정'을 직접 '체험'을 통해 습득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으며, 다양한 관점과 경험의 협업을 위해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해 프로젝트별로 협력하도록 함으로써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속적인 학습(Learning)을 통해 보다 지능적으로 변모해가는 사회 속에서도 사람이 가장 특별할 수 있는 이유로 우리는 '창의성(Creativity)'을 꼽는다. 더욱이 ICT 융합의 발달에 따라 사고가 수평화, 개방화하면서 창의성에 대한 개념과 가치가 크게 확장됐다. 스티브 잡스 역시, 창의성을 '교양(인문학,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관점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점점 더 스마트해져가는 사회 속에서 앞으로 우리는 수많은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의 특별함, 즉 '창의성'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가치와 활동을 하며 세상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이미 다양한 형태의 참여 및 협업을 통해 창의적 사고의 향상과 이를 통한 혁신을 위해 디자인싱킹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진화하는 기술과 폭발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밀한 '관찰'과 '통찰'을 통해 그 속에 숨겨진 '관계'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인프라를 그 어느 나라보다도 잘 갖추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협업하고 개선하고 지속적인 실행과 실패의 반복 속에서 사회적 파급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어떻게 잘 연결시키느냐'를 고민해야 할 때다. 혁신의 대명사인 스티브잡스는 '창의성은 새로운 경험의 연결'이라고 말했다. "창의적인 사람에게 어떻게 해낸 거냐고 물어본다면, 그들은 다만 자신이 겪은 경험들을 새로운 것과 연결했을 뿐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세상은 이미 누구에게나 오픈(Open)되어 있고,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유연한 사고와 열정으로 또 다른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 산업을 비롯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보다 다양한 분야 및 관점에 빅데이터와 디자인싱킹의 융합 및 다양한 연결을 통해 앞으로 우리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