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에 이어 그동안 LCD(액정표시장치) 기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고집하던 애플도 OLED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무게중심이 OLED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 애플, LCD→OLED로 갈아탈 듯…디스플레이업계는 한중일 경쟁
25일 디스플레이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체 샤프가 내년부터 OLE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샤프를 인수한 대만 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이 밝혔다.
궈 회장은 22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2018년이 되기 전 (OLED 패널을) 고객사들에 납품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샤프가 애플의 아이폰에 패널을 공급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샤프는 현재 OLED 기술이 없는데 폭스콘은 기술 개발을 위해 2천억엔(약 2조2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샤프뿐만 아니다. 스마트폰 패널 시장 2위권 업체인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는 500억엔(약 5천5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까지 6세대 OLED 라인을 구축하고 2018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2018년 초 양산을 목표로 청두에 위치한 플렉서블 OLED 생산라인 B7 투자에 한창이다.
B7은 중국 내 첫 6세대급 OLED 라인으로, BOE는 이 프로젝트에 사상 최대 금액인 465억 위안(약 8조2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다른 중국 업체인 티안마도 120억 위안을 들여 우한에 OLED 공장을 짓고 있고, AUO·에버디스플레이도 2018년 OLED를 대량생산한다는 목표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OLED 시장은 삼성의 독주 체제였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출하량 8천875만개로 점유율 97.7%를 차지했다.
중국·일본 업체들의 잇단 OLED 설비 신·증설은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도전인 셈이다. 차세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인 OLED 시장을 놓고 한중일 삼국지가 펼쳐지는 것이다.
OLED 경쟁은 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 신제품부터 OLED를 채용하기로 하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LG디스플레이[034220], JDI 등으로부터 공급받은 LCD 패널을 사용해왔는데 이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2억3천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여기에 중국의 신흥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 비보 등이 잇따라 OLED를 탑재한 고사양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에 질세라 8조원 규모의 시설투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통해 충남 아산 디스플레이 단지 A3 라인의 OLED 생산설비를 확충할 예정이다.
A3 공장은 현재 6세대(가로 1850㎜×세로 1500㎜) 기준으로 월 1만5천장의 패널 원장 기판을 생산하는데 이를 2배인 월 3만장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를 두고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과 OLED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TV용 대형 OLED 패널에 주력해온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OLED 패널 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조500억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 공장의 E5 라인에서 내년 상반기 중 월 7천500장을 생산하는 6세대 OLED 생산라인을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LG[003550]는 중국 샤오미의 신형 스마트폰에 들어갈 OLED를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 OLED란
OLED는 전류가 흐르면 자체 발광하는 유기 인광물질을 패널에 바르는 방식의 패널이다. 스스로 빛을 내다 보니 LCD와 달리 후면에서 백라이트(광원)을 비출 필요가 없다.
LCD가 광원과 액정층, 색을 표현하는 컬러필터 등으로 구성된다면 OLED는 전류를 공급하거나 끊어주는 스위치인 TFT(박막 트랜지스터)와 OLED 층으로만 구성된다.
이렇게 구조가 단순하다 보니 두께가 얇고, 구부리거나 접는 등 유연한(플렉서블) 구조를 구현하기에 좋다. 삼성 갤럭시S7 엣지 등에 적용된 양쪽 측면의 라운드형 모서리는 OLED이기에 가능한 디자인이다. 롤러블폰이나 폴더블폰 같은 아이디어도 OLED를 '밑천'으로 삼은 것들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해상도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중소형에선 해상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대형 OLED에 주력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집요하게 매달린 끝에 풀HD를 뛰어넘어 QHD(초고해상도)급 해상도까지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미래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이든 TV든 모두 OLED로 바뀔 것"이라며 "현재는 그 초기 단계로 앞으로 OLED가 점점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