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암요법연구회, 전 세계 항암치료 최신 동향 발표
항암제 병용요법과 혈액으로 암을 진단하는 액체생검이 향후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전망이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강진형)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나온 암 치료 관련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ASCO에서 주목 받은 주제를 선별해 '암 완치를 향한 희망, 면역항암제 병용요법'과 '액체생검을 이용한 맞춤 항암치료'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먼저 임승택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ASCO에서 발표된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억제하는 정상적인 면역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제로, 단독요법으로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제한적이어서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른 약제들과 병용요법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 ASCO에서는 종양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PD-1 경로 억제제'와 항원을 인식해 활성화하는 'CTLA-4' 억제제 병용요법의 연구 결과들이 다수 발표됐다. 체크메이트012, 032 연구 등에서는 서로 작용하는 기전이 다른 두 약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등 반응률이 단일요법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고, 1년이 지나도 약 40%의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을 더 사용하는 만큼 일부 연구에서는 부작용이 10% 정도 높게 나타났다.

임승택 교수는 "결론적으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단일요법보다 우월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단,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병용요법의 부작용 또한 증가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주혁 연세대 의과대학 종양내과 교수는 액체생검을 이용한 항암치료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혈액을 채취해 맞춤형 항암치료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밝혔다.

조직생검은 바늘, 내시경 등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불안감과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조직생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액체생검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됐다. 액체생검은 시술 없이 혈액이나 복수 등 체액에 있는 암의 유전자 조각을 이용해 검사하는 방법이다. 이번 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표적폐암치료제인 엘로티닙의 치료를 결정할 때 혈액으로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을 처음으로 승인했다.

또 이번 ASCO에서 액체생검과 조직생검은 약 80%의 일치율을 보였고, 치료 효과에도 차이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폐암, 유방암 등으로 진단된 1만5191명이 참여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386명에서 혈액과 조직 간 유전자 변이 결과는 약 87%가 일치했다.

손 교수는 "최근 FDA의 액체생검 승인과 이번 ASCO에서 발표된 연구들로 인해 암 치료제를 결정하는데 있어 혈액을 채취해 이용하는 시대가 처음으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액체생검은 혈액 내 매우 소량의 DNA를 검출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향후 더욱 기술적 발전이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손주혁 연세대 의대 종양내과 교수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액체생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제공)
손주혁 연세대 의대 종양내과 교수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액체생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제공)
임승택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종양내과 교수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면역항암제의 병용 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제공)
임승택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종양내과 교수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면역항암제의 병용 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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