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 업체의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규모가 6천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대형 제약사뿐만 아니라 바이오벤처도 라이선스 아웃을 성사시키며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의 성장 가능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기술수출 규모는 앞으로 진행될 연구개발(R&D) 성과 달성을 전제로 한 수익을 포함하기 때문에 단순히 숫자에만 집중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제약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크리스탈지노믹스, 안트로젠, 제넥신,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종근당 등 6개사가 총 7건의 해외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종근당을 제외한 6건의 라이선스 아웃 실적만 5억2천446만 달러(약 6천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계약금액 규모는 줄었으나 건수는 늘었다. 제약사가 라이선스 아웃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바이오벤처들이 잇따라 성과를 냈다. 지난해에는 한미약품이 3월에 6억9천만달러, 보령제약이 6월에 1억9천만달러의 상당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이 중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비임상 후보 물질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 신약(CG026806)으로 상반기 라이선스 아웃 규모 중 최대를 기록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총 계약금액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해 총 3억300만달러(약 3천524억원)이다. 제약·바이오 업체의 라이선스 아웃 소식이 들려오는 것과 관련, 업계 전반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하면서도 막연한 기대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게다가 제2의 한미약품이라고 부를 만한 굵직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약사뿐만 아니라 기술력 있는 바이오벤처를 중심으로 그간의 연구개발에 대한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도 "라이선스 아웃은 미래에 받을 수익까지 총 계약 규모로 공개하기 때문에 단순히 숫자로 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계약 규모가 크더라도 기술이전 후 상업화가 되지 않으면 명시된 금액을 다 받을 수 없는 만큼 막무가내식 기대는 금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