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러시아에서 발생한 산불이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의 하나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기환경표준센터 정진상 박사팀은 러시아 산불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유입돼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1일 밝혔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로, 미세먼지 크기의 4분의 1 수준으로 작아 기관지 섬모에서 잘 걸러지지 않아 뇌질환이나 폐 끼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주로 화석연료의 연소나 농작물 잔류물, 산림 등의 바이오매스를 연소할 때 생성된다.
연구팀은 2014년 7월 15일부터 31일까지 러시아 시베리아 산림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한 후 대전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51∼100㎍/㎥) 수준까지 올라간 것을 발견하고, 초미세먼지의 화학조성분석과 위성영상 분석을 통해 러시아 산불과 한반도 초미세먼지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를 위해 물에 녹아있는 이온산 물질을 분리 정량하는 이온크로마토그래피 기법을 사용해 대전지역에서 포집된 초미세먼지의 화학조성을 분석한 결과, 바이오매스 연소 지시물질인 레보글루코산이 평상시보다 4∼5배 높게 나타났다.
바이오매스 연소 지시물질은 화석연료 등 다른 배출원에서 나오지 않고 바이오매스를 태울 때만 배출되는 물질로, 레보글루코산, 마노산, 갈락토산, 칼륨 등이 있다.
연구팀은 레보글루코산 농도 증가 뿐 아니라 마노산, 칼륨 등 다른 바이오매스 연소 지시물질에 대한 분석에서도 러시아 산불이 초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친 것을 확인했다.
정진상 박사는 "국내에서 발생하거나 중국에서 배출하는 초미세먼지에만 관심이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러시아의 산불도 초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면서 "앞으로 중국 북부 지역과 북한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 연소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순 대기환경표준센터장은 "바이오매스 연소 지시물질의 온라인 측정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바이오매스 연소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의 추적과 관련한 연구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미국 항공우주국(NASA) MODIS 위성이 2014년 7월 25일 촬영한 동아시아 지역 모습(왼쪽)과 시베리아 산불의 한반도 유입 경로를 분석한 결과(오른쪽). 왼쪽 그림에서 붉은색 점이 산불이 발생한 지역이며, 산불 발생지점부터 한반도 상공까지 회색으로 된 띠 부분이 산불에서 배출된 연기의 모습이다. 표준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