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부정적 전망 예상깨고 판교점 매출 본점 바짝 추격
백화점시장 2위 경쟁 치열

왼쪽부터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왼쪽부터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 송도 아울렛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 송도 아울렛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이 판교에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을 짓는다고 했을 당시 업계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지난해 송도에 아울렛을 낸다고 할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10여 년간 신규 매장 출점 자체를 하지 않았던 현대였고, 시장이 치열해 현대의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업계는 판단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승부수'로 내건 백화점 판교점과 송도 아울렛이 업계의 예상을 뒤집고 승승장구 중이다.

판교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약 1510억원이다. 개점 1년 만의 성과로는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수치로, 신세계 본점 매출(약 1520억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현대백화점그룹이 신세계를 제치고 백화점 시장 2위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기존 점 매출도 올해 상반기 전년보다 두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의 2위 다툼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백화점 매장 전체 순위에서도 현대 매장이 3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판교점은 9위까지 올라 10위권에 진입했으며 대구점도 약진을 거듭해 7위에 올랐다. 무역센터점은 6위를 차지했다. 반면 신세계는 인천점이 7위에서 8위로 밀려났고 본점은 9위에서 10위까지 떨어졌다.

현대 송도 아울렛 역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개점한 송도 아울렛은 한달 만에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송도 아울렛의 매출은 연간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이 같은 성과 뒤에는 정지선 회장의 치밀한 경영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선안정 후성장'을 원칙으로, 2003년 취임 때부터 2009년까지 백화점 신규 매장을 한 곳도 내지 않았다. 2010년 이후 롯데와 신세계가 아울렛 시장에 뛰어들 때도 가세하지 않았다.

이 같은 숨 고르기를 거쳐 외부 안정과 재무 건전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정 회장은 지난해부터 김포 아울렛, 디큐브시티, 백화점 판교점, 송도 아울렛, 동대문 아울렛 등 신규 매장을 열며 공격적인 횡보를 보였다. 이 중 가장 중점을 둔 곳이 판교 현대백화점과 송도 아울렛이다. 업계는 정 회장의 입지 선정 '눈'도 두 매장의 성공을 이끈 요인으로 꼽고 있다. 디큐브시티, 판교, 송도, 동대문 모두 신도시거나 거주자와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정 회장이 최근 두 팔을 걷어붙이고 의욕을 불태우는 사업은 바로 면세점이다. 유통 빅3 중 면세점이 없는 곳은 현대가 유일하다. 올해 하반기 4곳의 서울 시내 면세점이 개설될 예정으로, 이중 3곳은 대기업이 경쟁하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에서 쓴 잔을 마셨지만 올해는 기필코 따낸다는 목표로 입찰 준비에 한창이다. 현대백화점은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우고 '강남권 럭셔리 면세점'을 적극 어필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롯데그룹의 검찰 수사로 롯데월드타워점이 낙찰 받을 확률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현대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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