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 동안 이론으로만 존재하다 지난해 9월 사상 최초로 실제 관측에 성공해 세계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중력파'가 3개월 만에 다시 관측됐다.
16일 국제 공동연구진인 라이고 과학협력단(LSC)과 비르고(Virgo) 협력단은 지난해 12월 26일(국제표준시) 'LIGO'(레이저간섭 중력파 관측소)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구에서 14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두 개의 거대한 블랙홀이 합쳐지면서 발생한 중력파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중력파는 별이 폭발하거나 블랙홀이 충돌하는 등 급격한 천체의 운동으로 인해 발생해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는 잔물결을 말한다. 일시적으로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리는 것으로 추정돼 흔히 '시공간의 물결'이라고 부른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발표한 일반상대론에서 중력파의 존재를 예측했다. 이후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년간 중력파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해오다 100년이 지난 지난 9월 마침내 역사상 최초로 관측에 성공했다.
미국 리빙스턴과 핸포드에 위치한 쌍둥이 중력파 검출기 LIGO에서 지난해 9월에 이어 두 번째로 관측한 중력파는 각각 태양 질량의 14배, 8배인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해 태양 질량의 21배에 달하는 블랙홀이 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최초로 관측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이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왔으며, 신호는 0.25초 동안 지속됐다.
과학자들은 3개월 만에 중력파가 잇달아 관측에 성공함에 따라 중력파로 천체 등을 관측하는 '중력파 천문학'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력파를 이용하면 그동안 빛이 전혀 나오지 않아 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할 수 없었던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폭발하는 초신성 현상 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란스 코르도바 미국과학재단(NSF) 이사장은 "두 개의 중력파 검출은 연구자들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은 것"이라며 "NSF가 기초연구에 40년간 투자한 결과 우주에 대해 새로운 정보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두 차례 중력파를 관측한 LIGO는 올해 가을 2차 가동을 시작한다. 관측 성능을 높인 LIGO는 이번 관측 때보다 2배 정도 더 넓은 우주영역을 탐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중력파 검출에는 한국 연구진이 다시 참여했다.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의 과학자로 구성된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은 2009년부터 LIGO 연구에 참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