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가 해외 건설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뿐 아니라 중남미에서도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14일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종합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41억383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5억3801만달러보다 40%나 감소했다. 2012년 137억6578만달러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지역별로는 수주 텃밭으로 꼽히는 중동이 42억9187만달러에 그치며 지난해 68억4893만달러보다 약 37% 감소했고 중남미는 13억1380만달러로 전년 41억5441만달러보다 68% 줄었다. 태평양·북미가 13억6104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3억3798만달러보다 302%, 아프리카가 5억1050만달러로 지난해 2억3977만 달러로 112% 증가했음에도 실적 부진은 만회되지 않았다.
올해 해외 수주 부진은 2014년부터 이어온 저유가 여파에 따른 산유국 재정지출 감소, 글로벌 저성장, 미국 금리 인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산유국들이 실제 발주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해외건설협회의 설명이다.
경제제재 해제로 빗장이 풀린 '이란 특수'도 올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당시 나온 건설부문 성과도 대부분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간에 발주처가 더 좋은 조건을 내민 업체와 얼마든지 협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수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연말까지 본계약 가능성이 큰 것은 대림산업의 박티아리 수력발전댐(19억달러)과 이스파한~아와즈 철도(53억달러) 2건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올해 전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2014년 660억달러는 물론 근래 가장 부진했던 지난해 461억4439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건설업계는 하반기 정부가 수주 지원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계획에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하반기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에서 한 차례 수주 지원에 나선다. 주거빈곤퇴치사업인 해비타트 의장국으로서 오는 10월 20년 만에 회의가 열리는 에콰도르 인근 국가 1~2곳을 선정해 수주 지원할 계획이다. 강호인 장관은 또 이르면 연말 입찰 예정인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13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데 이어 24일 파나마 운하 개통식에 참석한 후 칠레 등을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