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사실조사 거부를 둘러싼 방송통신위원회 내 불협화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규제기관 조사를 대놓고 거부한 사태인데도, 본질적 문제는 제처둔 채 절차 문제를 가지고 방통위 상임위원 간 감정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방통위가 자중지란, 스스로 위상을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는 LG유플러스 사실조사 거부 사태와 관련해 상임위원 간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상임위원 간에는 LG유플러스 조사 거부 사태에 대해 명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사실관계 파악 후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했다. 이날 회의에서 고삼석 위원은 "(LG유플러스의 사실조사 거부는) 지난주 일인데도 아직 방통위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성준 위원장과 이기주 위원이 조사 거부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한 후 재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1일부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 혐의로 LG유플러스에 대한 단독 사실조사에 착수했으나, LG유플러스는 지난 1~2일 방통위 조사를 거부했다. LG유플러스는 사실조사 절차 문제를 제기하며, 사실조사에 대한 근거자료를 요구했다가 한 발 물러서며 지난 3일부터 방통위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실조사 하루 전날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방통위 조사 담당 과장을 만나 오찬을 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유럽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LG유플러스의 조사 거부 사태가 일어나며 지난 3일 오전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이 상임위원 긴급 간담회를 열고, 같은 날 오후 긴급 기자 브리핑을 한 것이다.

당시 긴급 간담회에는 출장 중인 최 위원장과 외부 일정이 있었던 이기주 위원을 제외한 김재홍 부위원장, 김석진, 고삼석 위원이 참석했다. 김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가중처벌 여부는 위원장 복귀 후 상임위원 5명이 결정하겠다고 하면서도, 가중처벌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7일 열린 상임위원 간담회(티타임)에서 최 위원장이 김 부위원장의 긴급 간담회와 기자브리핑에 대해 절차 상 문제를 제기했고, 이날 회의에서도 충돌이 이어졌다.

김 부위원장은 "위원장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는 부위원장이 직무를 대리하게 돼 있고, 엄중한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한 공식 입장 발표를 요구받아 논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유럽과 시차 상 위원장에 연락하지 못했던 것으로, 상임위원 3명의 간담회 결과로 발표했지, 방통위 공식입장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해외 출장 중이더라도 긴급한 사안이면 전화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데 왜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냐"며 "부위원장의 업무가 아니라,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 공무원의 대기발령을 놓고도 격론이 벌어졌다. 고 위원은 "LG유플러스에 대한 가중처벌 논의는 조사 이후로 미룬 상태에서, 단말기 유통조사 담당관을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오찬 때문에 대기발령 조치했다"며 "식사 자리 자체가 부적절했는지, 언행이 부적절했는지 등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 직원에 대해서만 우선 조치한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본인이 오찬 자리가 부적절했다고 인정했지만, 언론에 나온 것과 해명이 다른 상황이고, 그런 문제가 제기된 사람이 조사를 책임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맞섰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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