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요새 밖에 나가면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가 뿌예서 가시거리가 짧아 답답하고 호흡하기가 겁나며 눈이 따가운 경험을 자주하게 된다. 공기는 공짜로 흡입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고마운 것을 모르다가 공기가 오염되고 나서야 그 귀중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물도 마찬가지여서 과거에는 물이 공짜로 주어진 줄 알다가 오염된 후에야 그 귀중함을 알 수 있었으며 이미 마시는 물은 용기에 담긴 물을 사서 마시는 시대로 바뀌었다. 물이야 가끔 마시니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공기는 수시로 호흡하는 데 용기에 담은 맑은 공기를 사서 호흡할 수도 없으니(용기에 담아 파는 회사도 있다고 하지만) 시급한 대책이 필요함은 자명하다.

정부는 지난 3일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으로 검토했던 경유가격 인상을 백지화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는 경유의 가격이 올라가면 경유를 사용하는 경유차의 판매도 줄고 경유차의 주행거리도 줄어들어 대기가 개선된다고 판단해 왔었던 터다. 여기에는 작년에 폭스바겐이 속임수를 써서 경유차에 대한 규제는 만족했지만 실제도로에서 질소산화물을 규제보다 수십 배 많이 배출한 것이 탄로 났고 이로 인해 경유차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된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미세먼지의 증가가 유독 경유차로 인해 발생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경유차의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승용부문에서 특히 수입차를 중심으로 수년 동안 경유차가 꾸준히 늘어났지만 최근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니고 더구나 최근의 경유차는 DPF(Diesel Particulate Filter)가 장착되어 직접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매우 적어졌다. 질소산화물이 배출된 후 대기 중에서 반응해 미세먼지를 2차로 생성한다는 것은 알려져 있으나 그 발생량이 과연 최근의 증가를 일으킬 만한 양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대기 중의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에 대해서는 자동차의 타이어 마모에서 발생한 먼지나 기타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한 먼지들이 비산하여 생기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환경부가 그동안 기울인 노력은 대단하다. 과거에는 경유차에 DPF가 장착되지 않았는데 환경부가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운행 중이던 많은 소형트럭과 버스에 DPF를 장착했고 일부 차량은 LPG차량으로 개조했으며 시내버스를 경유버스에서 CNG버스로 대체했고 노후 경유 차량에 대한 폐차를 지원하여 오염물질을 훨씬 줄인 신차로 바꾸도록 하여 대기질을 개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가 다시 악화했으니 경유차에 책임을 묻기 전에 중국에서 날라 오는 오염물질에 대한 정량적 정성적 측정과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고 그 후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경유차가 아직도 다른 연료의 차에 비해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20년에 걸친 규제의 강화와 기술발달에 의해 이제는 다른 연료 차량에 비해 질소산화물 외에는 손색이 없으며 연비와 이산화탄소배출면에서는 유리하기도 하다. 다만 질소산화물은 저감기술은 개발되었으나 저감하려면 연비가 나빠지거나 요소수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 예로 VW은 속임수를 사용한 것이며 니산 케시카이는 다른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EGR(배기재순환) 사용을 중단한 것이다.

경유차가 실도로주행에서 질소산화물을 규제치보다 5~7배 많이 배출하는 것은 여러해 전부터 알려져 왔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험실에서의 시험방식을 실제도로와 유사한 WLTP(Worldwide Harmonized Light Duty Test Procedure) 방식으로 내년부터 바뀔 예정이며 실제 도로 상황에서 측정하는 방식(RDE:Real Driving Emissions)도 곧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실제 도로 상황에서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해야 하는 것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대책을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은 확실한 인과관계를 먼저 확인한 후에 마련해야 한다. 대기의 미세먼지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은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없으며 사전에 발생 원인에 대한 파악과 더불어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의 이동에 대한 연구와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 환경부가 2005년부터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시행할 때도 사전에 경유차와 대기 관련분야 전문가들을 통한 연구는 물론이고 산업체와 시민단체 의견수렴 등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 비록 미세먼지가 국민들에게 당장 불편을 주지만 경유가격 인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성급하게 주장하기보다 시간을 갖고 효과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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