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북한을 자금 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를 겨냥해 대북거래 관련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요구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3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화웨이에 북한, 시리아, 이란, 쿠바, 수단 등에 미국 기술이 일정 비율 이상 포함된 제품을 수출한 5년 치 내역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냈다. 또 화웨이가 제3 회사를 통해 이들 나라로 보낸 화물 내역 기록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정을 어겼는지 조사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설명했다. 미국은 자국의 기술이 일정 부분 이상 포함된 제품을 북한, 이란, 시리아, 수단, 쿠바 등 제재 대상국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다만 상무부가 화웨이의 수출 규정 위반 혐의를 잡은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당혹감과 불쾌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화웨이 측도 미국에서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며 문제 소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보도를 주목하고 있다"며 "화웨이는 이미 성명을 통해 미국의 법률법규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며 미국측 주장을 일축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미 상무부는 올 3월 또다른 중국 기업 ZTE가 이란 등 제재국에 미국의 기술이 담긴 제품을 수출해 규정을 어겼다며 제재를 가했었다. 제재로 ZTE는 미국산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미국의 제재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미국 상무부는 3월 말 ZTE가 미 정부와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 조건으로 제재를 풀어줬다.

화웨이의 회사 규모가 ZTE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미 상무부가 벌이는 이번 조사의 파장이 더욱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화웨이는 2014년 매출은 600억 달러(약 71조원)로 ZTE의 4배에 이른다. 화웨이는 스웨덴 에릭슨과 함께 최대 통신장비 공급업체로 꼽힌다. 박세정기자 sj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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