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미국 경제가 대체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에서 지난 4월부터 지난달 중순 사이에 대체로 완만한 경제 성장이 있었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베이지북의 전반적 평가는 "경제 활동이 계속 확장됐다"고 기술한 지난 4월과 비교했을 때 낙관론의 강도가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관할지역이 '점진적', 필라델피아 등 6개 지역이 '완만한' 성장을 보였지만 시카고와 캔자스시티 연준은행 관할지역에서는 성장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고, 뉴욕 연준은행 담당 지역에서는 '정체'됐다는 의견을 보이는 등 지역에 따른 성장 편차도 두드러졌다.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에 관해서도 "결과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완만하게 증가했다"고 평가했지만 뉴욕 등 5개 연준은행 관할지역에서는 소비가 혼조 또는 위축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많은 지역에서 온라인 쇼핑과의 경쟁이 더 심해졌다는 소매업계의 의견이 있었다는 설명도 베이지북에 포함됐다.

최근의 고용과 임금 증가에 대해서는 "완만하다"고 평가했고, 물가상승 압력에 대해서는 "근소하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경기에 대해서는 "지역에 따라 엇갈렸다"고 평가해 "대부분 관할지역에서 증가했다"고 표현했던 지난 4월에 비해 다소 누그러진 진단을 내렸다. 다만 건설과 부동산 업종은 전반적으로 확장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의 경기 진단에 대해 최근 연준에서 조기 기준금리인상 가능성을 강조했던 점과 일맥상통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풀이했다. 베이지북은 이달 1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통화정책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기초 자료로 쓰인다.

전문가들은 베이지북 작성을 위한 의견수렴이 끝난 뒤인 지난달 31일에 올 4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최근 6년여 동안 최대폭인 1.0% 증가했다고 발표된 점을 거론하며, 이달 3일 발표되는 월간 고용동향을 비롯해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들이 계속 양호하다면 6월 또는 7월에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달 27일 하버드대 간담회에서 "미국 경제가 계속 개선되고 있다"며 "그런(경제 개선) 상황이 계속되고 고용시장의 호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수개월 안에 그런 움직임(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초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미국 달러화 가치의 강세나 국제유가 하락에 대해서도 "대체로 안정되고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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