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열리자 논의 재점화… 지원금 상한제·기본료 폐지 등
여야 의원 개정안 추진 잇따라
정부 "전면 개정 없다" 입장속
보완책 향방따라 갈등 불가피

20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대한 개정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단통법 개정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6월 중으로 단통법 보완책을 내놓을 계획인데,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이 제출할 단통법 개정안은 소비자에 33만원 이상 보조금 지급을 금지한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분리공시'를 도입해 전체 지원금 총합에서 단말기 제조사와 이통사의 기여분이 각각 얼마인지를 공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심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담은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자동폐기된 후 재발의하는 것이다. 심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단통법 개정안과 관련해 동료 의원들에 공동 발의 의견을 받고 있으며, 조만간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통법 개정 논의는 20대 국회 상임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단통법의 문제점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관점 속에서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19대 국회에서 6건의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폐기됐는데, 20대 국회에서 대부분 다시 발의할 움직임이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직접 단통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1년 8개월간 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여당 내부에서조차 지원금 상한제가 시장경제 원리와 맞지 않고,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심 의원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시장의 자율적 가격경쟁이 제한돼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 만큼, 인위적 지원금 상한제는 즉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배덕광 의원도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담은 단통법 개정안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가계통신비 부담과 관련해 단통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민주는 지난 총선에서 "이용자가 체감하는 단말기와 통신비 인하 효과가 미미한 반면, 서민 유통망에 고통을 주고 있다"며 지원금 상한제 폐지와 분리공시 도입 등 단통법 전면 개정을 당론으로 내걸었다. 특히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단통법 개정에 더해 모든 요금제에 대해 1만원 기본료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단통법의 통신비 인하 효과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반면 정부는 단통법이 소비자 차별을 없애고, 일정 부분 통신요금을 낮췄다며 단통법 전면 개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지원금 상한제를 운영하는 방통위는 "상한제가 3년 일몰제여서 지금 폐지할 경우 시장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 미래부는 이용자 편익을 위해 약간의 보완책은 마련할 수 있지만, 현행 법의 뼈대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지원금 상한선을 현재보다 훨씬 높이는 방안 등 여러 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단통법 보완책을 6월 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정부가 어떤 단통법 보완책을 내놓을지에 따라 단통법 개정안 논의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정부 보완책이 여야 의원들 주장과는 괴리가 커 이를 둘러싼 국회와 정부의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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