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액 고작 500만원… "현실화 시급"
분쟁 370건중 241건 차지
대기업은 25건 그쳐 '대조'
피해액도 4억 vs 600만원



지재권 분쟁 152개 기업 설문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지식재산권 분쟁의 최대 피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재권 분쟁에 따른 피해 건수와 피해 규모, 분쟁 장기화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해 있었다. 반면 중소·벤처기업이 지재권 분쟁에서 승소할 경우 받는 손해배상액은 고작 500만원에 그쳐 손해배상액 현실화가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특허청은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최근 5년간 지재권 분쟁 경험이 있는 152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지재권 분쟁 370건 중 중소·벤처기업이 지재권 침해를 당한 사건이 241건으로 65.1%에 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에 반해 대기업은 25건(6.8%)에 그쳐 대조됐다. 지재권 분쟁 피해 규모도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보다 훨씬 컸다. 지재권을 침해당해 발생한 손실액은 중소기업이 평균 4억4600만원, 벤처기업은 1억4900만원이었다. 반면 대기업은 600만원에 불과했다. 중소기업(57.1%)과 벤처기업(56.3%)의 절반 이상이 지재권 분쟁의 가장 큰 피해로 '매출감소'를 꼽았고, 대기업은 5.3%만이 '매출감소'라고 답했다. 지재권 분쟁이 발생하면 대기업보다 분쟁 대응능력이 전반적으로 취약한 중소·벤처기업의 피해가 더 크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지재권 분쟁이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각각 53.9%, 60.6%로 높게 나와 분쟁 장기화에 따른 피해 우려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대기업은 경고장만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비율이 73.7%에 달해 대부분의 분쟁이 초기에 해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본력과 지재권 전문성 등에서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과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소·벤처기업의 지재권 침해에 따른 보상규모는 매우 열악했다. 이들 기업의 지재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은 평균 500만원으로, 손실액 평균 2억8900만원에 비해 턱없이 낮았고, 평균 소송비용 5800만원에도 크게 못 미쳤다. 지재권 손해배상액이 상향 조정돼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와 관련해 특허청은 손해배상액 입증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법 개정안을 이달 30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지재권 분쟁 중 중소 벤처기업이 가장 많이 겪는 것은 특허분쟁이었으며,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상표권 분쟁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는 중소·벤처기업은 기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으나,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브랜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준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지재권 분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의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며 "중소·벤처기업의 지재권 분쟁 대응력을 강화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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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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