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특허 '싹쓸이' 이어
국가주도로 R&D 총력전
5G 세계통신 장악 야심
한국 서비스 상용화 몰두
원천기술 확보 나몰라라
국가차원 전략마련 절실


■ 중 화웨이, 삼성전자에 특허소송

중국 화웨이가 4세대(G) LTE 표준 특허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소송을 건 것은 일단 자신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중국은 그동안 막강한 자본력으로 LTE 관련 특허를 쓸어담았고, 5G 통신 기술과 관련해선 국가 차원으로 기업들을 모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5G 원천 기술과 표준 특허 확보보다는, 5G 통신 서비스 세계 최초 상용화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는 우수한 5G 테스트베드(실험장)만 제공하고, 미래 통신 시장을 중국에 모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삼성전자에 대한 LTE 기술 특허 소송은 5G 시대를 앞두고 우리나라 통신·네트워크 기술 업계에 '중국발 통신 쓰나미'라는 대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평가다.

중국은 4G 특허 분야에서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소송을 걸어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데 이어, 5G 시대가 되면 완전히 한국 기업을 압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과거 중국 정부는 기술 수준이 낮았던 시기에 거대 자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시분할-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TDS-CDMA) 등 일부러 국제 표준과 다른 자국만의 통신기술 방식을 고집하며 산업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 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자, 국가 주도로 적극적인 연구개발(R&D)에 나서며 세계 시장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지난 2013년 국가 첨단기술 R&D 프로그램을 수립해 공업신식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3개 부처가 공동으로 5G를 위한 'IMT-2020' 과제를 수행해왔다.

올해부터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공업신식화부가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와 ZTE, 화웨이 등 통신기업을 불러모아 R&D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5G 통신 개발에 5년간 6억 달러(약 8000억원)를 쏟아붓는 연구개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한국이 지난 1990년대 초 정부 주도로 기업들을 참여시켜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국가 정보화의 초석을 닦은 전략을 연상시킨다.

중국은 통신 기업 위주로 5G 표준 기술과 시장을 선점해 미디어텍 등 칩셋,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전반의 생태계를 확장시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은 이같은 자국 5G 연합체를 통해 5G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5G-어드밴스드(Advanced)'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5G-A 시기에는 세계 통신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반면 한국은 5G 서비스 상용화에만 몰두했지, 근본적인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 기술특허 선점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 2G CDMA와 4G 와이브로라는 뛰어난 기술을 개발해놓고도 세계화 실패를 반복하더니, 이제는 아예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평창동계올림픽에 5G 세계최초 시범서비스를 위해 실험국 허가 등을 제공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 전략인 'K-ICT'에도 5G 분야를 포함했지만, 통신 업계는 우리가 5G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와 이동통신사가 국내 설치한 각종 5G 연구시설과 테스트베드는 외산 통신장비 업체들의 '잔치판'이 되고 있다. 국내 통신장비 업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국산 장비 업체가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싸워 기지국 장비를 개발하는 일은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특허 보호막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재 정부나 이통사의 5G 전략에서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막강한 5G 특허를 앞세워 사용권을 요구할 경우, 국내 ICT 생태계 전반에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같은 거대 기업까지 5G와 관련해 막대한 로열티를 중국에 내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라도 중국 기업의 차세대 통신 특허 공세에 대비할 국가적 대응 전략 세워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기술과 특허 확보 전략을 세우기 전에, 국내 네트워크 산업 현황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어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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