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복제의약품 확대 정책
시장규모 6조6000억 넘어
국내 제약사들 '수혜' 기대
한국 2014년 수출액 '1위'
저가 중국산보다 품질 선호

일본 정부가 최근 복제의약품 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일본 시장에 가장 많은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최근 일본 정부는 재정절감을 위해 오리지널 약보다 값이 저렴한 복제약 비율을 오는 2021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특정 성분의 오리지널 제품이 시장을 대부분 차지할 때보다 여러 복제약이 시장을 나눠 갖게 되면 그만큼 원료의약품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본 원료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2년 기준 약 6조6000억원 규모로, 이번 정책에 따라 훨씬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줄줄이 특허 만료되면서 복제약 시장이 열리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지금도 일본은 국내 제약업계에 가장 큰 원료의약품 수출국으로,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원료의약품 일본 수출은 2014년 기준 약 2억2259만달러 규모에 달한다. 2위인 아일랜드(1억2263만달러)나 3, 4위인 미국(8853만달러), 중국(7031만달러)보다 월등히 규모가 크다. 일본 제약업계가 중국·인도산 원료보다 품질이 검증되고 가격 경쟁력도 우수한 우리나라 원료의약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매출액 1780억원 규모의 종근당 계열 원료의약품 제조사 경보제약이 일본 시장에 전체 수출금액의 74%에 해당하는 약 600억원 어치를 매년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한 루리코나졸, 보르테조밉, 테노포비어, 실로도신, 로수바스타틴 등 원료를 일본에 추가 수출할 계획이다. 이들 원료의약품은 오리지널과 같은 성분이지만 기존 특허를 회피한 고순도 원료로 개발돼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영진약품은 8개 국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하는데 그중 일본에서 가장 많은 약 55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한미약품의 원료의약품 계열사 한미정밀화학은 일본에 항생제 등 약 13종류를 연 150억원 규모 수출하고 있고, 보령제약은 알레르기·고지혈증 분야 등에서 6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5년간 일본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해 약 70개 업체와 거래를 해오고 있고, 이니스트에스티는 지난해 일본에 대한 원료의약품 수출 실적을 기반으로 '1000만불탑'을 수상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산 원료의약품이 값싼 중국, 인도산에 비해서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일본은 시장 진입기준이 까다롭고 품질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비록 가격은 더 비싸지만 품질로 승부하면 일본 시장에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일본의 복제약 비중 확대 정책에 발맞춰 원료의약품 업계의 수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원료의약품 업체 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원료의약품 일본 복제약시장 진출 지원전략을 발표했다. 일본 진출 확대를 통해 세계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선두에 서겠다는 게 전략의 골자다. 이를 위해 일본 원료수출 제조업체, 식약처,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 원료의약품 수출경쟁력 강화 협의회'를 구성하고 일본 업체와 협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관성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농업에서 쌀이 중요하듯 원료는 제약산업의 근간"이라며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은 원료의약품신고제도(DMF) 강화와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 등으로 국제 신인도가 높은 만큼 일본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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