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단위 높아 실효성 충분해 스마트폰 등 기반시설도 갖춰 탈세 예방·비용 절감 '1석 2조'
해리 라이노넨 PSS 컨설턴시 대표 유럽의 지급결제 전문가가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동전 사용에 따른 사회적인 비용을 줄이고 국민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2020년까지 금융결제원 등과 함께 '동전 없는 사회'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핀란드의 지급결제 컨설팅 회사 PSS 컨설턴시를 운영하고 있는 해리 라이노넨 대표(사진)는 이달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진행된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스마트폰이 확산돼 있고 실시간 금융 인프라(기반시설)도 완비하는 등 동전 없는 사회 또는 현금 없는 사회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했다"고 강조했다.
라이노넨 대표는 핀란드 중앙은행 이사회 고문, 핀란드 재무부 금융자문관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유로시스템 지급결제제도위원회 핀란드 대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의 지급결제 전문가그룹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라이노넨 대표는 한국의 화폐단위가 사회로 전환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화폐단위가 높아서 개별 지폐와 동전의 가치가 낮다"며 "지폐로 결제할 경우 소액의 거스름돈을 동전 대신 줄 수 있는 대안도 적절하게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라이노넨 대표는 동전 없는 사회가 장기적으로는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중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등 선진국도 추진을 하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핀란드의 국내총생산(GDP) 중 현금사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0.1%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미국(0.47%), EU(0.45%)의 4분의 1 수준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9월부터 현금결제 상한선을 1000유로로 제한했다. 라이노넨 대표는 "유럽 각국은 현금 거래에 상한선을 도입하는 등 현금 없는 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도입하고 있다"며 "10~15년 이내에 사실상 현금이 없는 사회가 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소액결제망과 지급결제망을 연동해 소액의 거스름돈을 개인 계좌로 바로 이체하거나 교통카드 등 선불식 결제수단에 적립 방안을 검토 중이다. 라이노넨 대표는 "한국은행의 '현금 없는 사회' 프로젝트는 다른 나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이는 나른 나라에서도 관심을 가질만한 훌륭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현금 없는 사회가 구현되면 탈세도 줄어들 것으로 라이노넨 대표는 예상했다. 그는 "현금거래는 추적할 수 없으므로 부가가치세를 비롯한 세금을 탈루하기 쉽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국가들이 지급수단 전환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