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세계적으로 6조 4000억 달러가 넘고 13억 명의 인구가 종사하는 거대산업이다. 2050년까지 세계 인구는 90억 명까지 증가한다고 예측하지만 식량수요를 만족할 수준으로 공급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UN, 2013). 또한, 전 세계적으로 농업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환경 변화, 산업화로 인한 농경지 감소, 다국적 FTA, 농촌 생산인구의 노령화, 농가소득 정체 등 다양한 현안들은 더욱더 미래 농업의 발목을 잡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농업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최근 농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농업 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파종-생산·관리-수확-가공·유통에 이르는 농업의 전 과정에 적정 ICT 기술을 도입해 자동화와 빅데이터가 기반이 된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인공지능기술이 농업에도 접목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공지능기술은 인간의 사고능력 (인지, 추론, 학습 등)을 모방한 기술로 정의된다. 최근 인공지능기술은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어 보다 경제성과 편리성을 증대시키고 있으며 농업도 예외는 아니다. 의료, 금융, 교통 등 인공지능과 융합할 수 있는 10대 산업 중에 농업 또한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분야별 인공지능기술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 농업에서는 기계학습, 센서, 공간인지기술, 시각인지기술 등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이 농업분야에 적용됐을 때 인간이 수행할 수 없는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인간이 수행해왔던 농업의 일부를 대체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기술을 농업에 활용 하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예상제품 및 서비스로써 스마트 물류 관제서비스, 기상예측기반 농산물 출하량 및 가격예측 서비스, 병충해 발생 및 확산 예측시스템, 스마트 온실/축사 시스템(지능형 생육관리) 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기술을 농업에 적용하는 것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네덜란드 등 농업 선진국들이 단연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기술이 농업과 융합해 가장 파급효과가 큰 분야가 '정밀농업(Precision Farming)'이며 이것의 대표 성공사례는 미국의 몬산토(Monsanto)가 현금 1조원을 투자해 사들인 클라이미트 코퍼레이션(Climate Cooperation)이 만들어내는 서비스 제품들이다. 클라이미트 코퍼레이션은 창업한지 8년밖에 되지 않은 중소기업이지만 이들은 미국 250만개 지역의 주요 기후정보 데이터, 과거 60년간 수확량 데이터, 1500억 곳의 토양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개발한 지능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농업인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농장을 경영하고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제공한다.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하여 파급효과가 큰 또 다른 분야는 농기계 산업이다. 농업 로봇의 혁신적 흐름은 이제 파편화된 작업별 로봇이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단일 로봇으로 통합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러한 지능형 농업 로봇은 카메라와 센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여 센서 네트워크나 드론과 결합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 뒤 제초, 방제, 시비 작업 등을 24시간 내에 수행한다. 이러한 인공지능형 농업 로봇은 잡초의 패턴을 분석해 분류하여 물리적으로 제거할 것인지 제초제를 살포할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한다. 이른바 딥러닝(Deep Learning)에 의해서 인공지능이 사람의 의사결정 및 수행을 대행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할까. 현재 우리나라 농업은 여러가지 현안을 안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농업인구 고령화 및 스마트 농업시스템 부재로 인하여 농업생산성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농업선진국과 비교 하였을 때 우리나라 농업인당 경지면적이 0.6 ha로 대부분 소규모 자작농에 머물러 있어 농업의 규모화 및 현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이러한 농업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지능형 생육관리가 가능한 스마트팜이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 및 농촌진흥청 등은 정부가 주도해 스마트팜 핵심기술 개발 및 보급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017년까지 시설원예 4000 ha(시설현대화 면적의 40%)에 스마트팜을 보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의 시책에 부흥하여 지난 2015년 10월, KIST를 중심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등 5개의 정부출연연구소가 보유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인공지능형 스마트팜 통합 솔루션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우리나라 시설재배에서 가장 고소득 작물로 꼽히는 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등을 대상으로 센서 및 네트워크 기반의 생육정보를 획득·분석하여 작물 생육관리를 위한 최적 환경제어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러한, 작물생육중심의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작물 또는 농장마다 최적화된 제어로직(알고리즘) 및 연계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이 필수적이며 이를 이용한 지능형 농작업기 기술, 스마트 에너지관리 기술, IoT 기반 농업정보 활용기술 등이 탑재된 '인공지능형 스마트팜 시스템'이 향후 우리나라 미래농업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세계 IT 기업들이 일제히 농업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포춘지 (Fortune)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투자 동향을 보면 농축산업과 식품 관련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농업 및 식품분야에 투자된 벤처캐피탈 자금이 전년대비 54% 늘어난 4억 8600만 달러(약 5640 억원)를 기록했다. 이러한 투자대상이 된 기업들은 그래뉼라(Granular), 파머 비즈니스 네트워크(Farmers Business Network), 팜 링크(Farm Link), 어댑트 N(Adapt-N) 등인데 이들은 대부분 클라우드 기반의 (농업)농장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및 각종 농업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들이다. 미국 존디어(John Deere)의 '시드스타 모바일(SeedStar Mobile)'과 듀퐁 파이오니어(DuPont Pioneer)의 'Pioneer Field360 Select' 소프트웨어 또한, 미국 스마트 농업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외에도 네덜란드, 캐나다, 일본 등은 '정밀 작물 재배관리를 위한 센서 ·네트워크 기반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지능형 농장관리 기술' 등을 통하여 앞 다투어 스마트 농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결코 늦지 않았다. IT 강국이라는 장점을 살려 우리나라의 좁은 농토와 고령화된 농업인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설원예 중심의 인공지능형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나라 농업환경에 맞는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에 인력과 재원을 집중 투자하고 농업 벤처를 육성한다면 충분히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인공지능기술은 인류의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시스템에도 깊숙이 들어와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