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차기작 '볼트' 배터리 1kwh 당 145달러수준 공개 2022년엔 '100달러' 전망 LG화학과 공동기술개발 '테슬라'와 대등한 경쟁 전기차값도 파격적 인하 완성차 제조업체들 '비상'
포르쉐가 생산하기로 한 100% 전기차 미션 E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전기자동차 제조원가의 30~40% 수준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최근 6년 동안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금 추세로 가면 수년 내로 내연기관차와 거의 같은 가격으로 전기차를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GM과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GM은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인 순수전기차 볼트(Bolt)의 배터리 가격이 1kwh당 145달러 수준이라고 공개한 데 이어 오는 2022년에는 1kwh당 100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 GM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쉐보레 볼트(Volt)를 출시했을 당시 배터리 가격은 1kwh당 350달러 수준이었다. 이를 최근 6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린 데 이어, 추가로 30% 정도 가격을 더 낮추겠다는 뜻이다.
GM은 LG화학으로부터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를 전량 공급받는 중이고, 전기차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LG화학과 공동 기술개발 등 긴밀한 제휴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GM은 이 같은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토요타와 포드 등 기존 완성차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동시에 전기차 열풍을 몰고 온 테슬라와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전기차 볼트(Bolt)의 판매가격은 3만7500달러(한화 약 4300만원)로 최근 또다시 전기차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슬라 모델3(3만5000달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사실 테슬라 모델3가 파격적인 가격의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는 비결 가운데 첫 번째도 바로 배터리 가격 경쟁력 확보에 있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경쟁력의 원천은 자체 배터리 생산 설비인 기가팩토리에서 찾을 수 있다"며 "모델3에 채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셀 가격은 GM Bolt의 셀 공급 가격보다 낮을 예상"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약 1kwh당 130달러선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테슬라와 GM의 발 빠른 움직임에 경쟁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비상이다. 당장 닛산 리프(2만9000달러, 1회 충전 135㎞)와 BMW i3(4만2400달러, 132㎞) 등 기존 전기차 주력 모델과 곧 출시하는 GM볼트, 테슬라 모델3 등을 비교하면 가격과 주행거리 모두 확연하게 열세이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신형 모델에는 주행거리와 가격을 모두 파격적인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외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고객 수요를 바탕으로 속속 생산공장 증설에 들어가 가격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난징과 미국 홀랜드 공장 생산물량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중이고, 유럽 공장 신설도 검토 중이다. 삼성SDI도 2020년까지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지금의 약 10배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 연산 1만5000대(전기차 탑재 기준) 수준이었던 서산공장 생산설비를 오는 3분기까지 4만대로 키운다는 목표다.
업계는 이 같은 경쟁심화로 조만간 2000만원대 준·중형 전기차를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300㎞ 확보를 위해 약 60kWh의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전기차 가격의 약 30%를 차지하는 배터리 제조원가를 600만원 선에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가면서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업체 모두 전기차 대중화에 전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며 "조만간 2000만원대 전기차를 볼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