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택배증차 등 7개 규제개혁 별다른 진척없어 63.5조원 경제 효과 등 '한국 경제 활력소' 될듯
전경련 조사 결과
다른 나라에는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거나 극소수 국가에만 있는 규제를 뜻하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개혁할 경우 부진에 빠진 우리 경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일 △수도권 규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제한 △지주회사 규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게임셧다운제 △금산분리 △택배 증차규제 등 7개 항목에 대한 규제를 개혁할 경우 92만3000개 일자리와 63조5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92만3000개의 일자리는 2014년 청년 실업자 수 38만5000명의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서비스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환경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존치할 이유가 없는 규제들은 최근 마련된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심사를 통해 전부 폐지될 것"이라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는 규제는 확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불합리한 '갈라파고스 규제'의 늪에 빠져 활로를 찾지 못하자 정부 차원에서 개혁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같은 규제개혁 외침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 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의 핵심인 게임 사업의 경우 지난 2009년 3만개에서 2014년 1만4000개로 절반 이상 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월 '게임산업 규제정책의 전환 필요성 및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은 게임 사업체수 감소와 더불어 게임 사업 종사자수도 같은 기간 약 9만2000명에서 약 8만7000명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청소년의 게임중독 막는다는 취지로 밤 12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강제 차단하는 셧다운 제도를 도입한 것을 게임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꼽았다. 한경연이 지난해 작성한 '셧다운제 규제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셧다운제 실시 후, 게임 내수 시장에서만 1조1600억원이 감소하는 역효과를 낸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와 함께 택배 증차와 같은 낡은 규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4년 화물연대 파업 과정에서 "화물차 공급과잉을 해소하라"는 요구에 따라 정부는 택배차량 증차를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면서 차량 증가를 억제했다. 문제는 지난 10여년 동안 택배 물량이 3.3배나 늘었지만 택배차량 증차는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 국토교통부는 올해 약 3400여대의 택배차량을 증차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턱 없이 부족한 물량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차 제한으로 인해 택배기사의 업무량 과다, 배송 지연 등의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국경 없는 무한 경쟁시대에 국제기준과 배치되는 갈라파고스 규제는 우리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가경제 전체 차원에서 규제로 인한 비용과 편익을 비교해 이해관계자를 설득, 규제개혁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