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5배 급증… 중국 기업경영 악화 지목
국제금융협회 보고서

신흥국의 기업 부채가 세계 성장을 짓누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국제금융협회(IIF)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국의 비금융 부문 기업부채는 2015년 말 기준 25조달러(약 2경8조342억원)로 신흥국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섰다. 신흥국 기업부채는 2005년 5조달러에서 10년간 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GDP 대비로는 선진국(87%)의 부채 수준을 웃돌았다.

신흥국의 기업부채가 이처럼 빠르게 증가한 것은 중국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의 비금융부문 기업부채는 GDP의 175%로 선진국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의 총부채(기업·정부·가계)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GDP의 29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IIF는 "상대적으로 단시일 내 빠르게 늘어난 중국의 부채는 많은 영역에서 과잉생산을 낳아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실제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매출이 지난 1년간 거의 10%가량 축소되고, 많은 기업이 채무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IIF는 은행의 부실 채권을 해당 기업의 주식으로 교환해주는 중국 당국의 출자전환 계획에 대해서는 "생산성이 무너지고,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시행되는 이러한 전략은 일본식의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IIF는 중국 이외에도 터키,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의 기업부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GDP 대비 '신용갭'(부채가 추세를 벗어난 정도)은 중국, 태국, 터키 등이 10%포인트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신용갭이 커질수록 부채증가 속도가 실물 경제 성장 속도를 웃돈다는 의미다. 신흥국 기업 부채가 지난해 빠르게 증가한 것은 현지 통화 부채가 2조달러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IIF는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외화표시 부채는 720억달러가량 줄며 전체 신흥국 기업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했다. 외화표시 부채 급감은 중국 기업들이 위안화 약세를 우려해 외화 채권을 조기 상환하거나 국제 은행들이 중국 기업에 대한 대출을 축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IF는 부채 부담이 높아질수록 이자 부담이 커져 기업의 미래 투자 여력이 줄고 성장은 제한된다고 경고했다. 1995~2006년 신흥국의 신규 부채 1달러가 GDP를 75센트어치 부양했다면 2010년 이후에는 수치가 40센트로 줄었다는 것이다.IIF는 전 세계 기업부채가 고금리와 신흥국에 집중됐다며 글로벌 성장과 많은 신흥국 경제에 계속 강한 역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혜원기자 hmo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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