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오바마 `EU 잔류` 호소 후 파운드화 강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영국민에게 유럽연합(EU) 잔류를 직접 호소하고 나선 이후 영국 파운드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런던시간 오전 11시3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0.4% 오른 파운드당 1.445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장중 한때 1.4475달러까지 올라 지난 3월 18일 이후 최고치를 보이기도 했다.

파운드화는 지난주 1.4% 급등해 최근 2개월 새 주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주 파운드화는 유로화에 대해 6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강세 행진을 보였다.

파운드화 가치 상승에는 오는 6월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탈퇴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EU 잔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블룸버그는 자사가 만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가능성 추적 지표에 따르면 최근 국민투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EU 잔류 가능성이 줄곧 우위를 유지했고, 현재는 브렉시트 가능성이 20%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에 있는 미쓰비시 UFJ 은행의 외환투자전략가 리 하드맨은 "EU 잔류 진영이 좋은 출발을 보였다"면서 "투자자들에게 브렉시트 이탈 우려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이후 베팅업체들에서 진행되는 베팅에서 EU 잔류 가능성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팅업체 베트페어(Betfair)에선 EU 잔류 가능성이 약 75%로 급등했고, 라드브로크스(Ladbrokes)에서도 잔류 가능성이 73%를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영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2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EU에 남을지는 미국의 국익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에 깊은 관심사"라고 운을 떼고 영국이 EU에 남아야 하는 이유를 비교적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이어 다음날 현지 방송 BBC와 인터뷰에선 EU를 떠난 영국이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으려면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지지 진영에서는 오바마의 발언을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그의 개입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