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보건산업기획단장
이상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보건산업기획단장


최근 바이오헬스산업이 국가 성장동력으로 크게 조명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신년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바이오헬스산업을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우리나라를 바이오헬스 7대 강국으로 도약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바이오헬스산업은 2000년 초반부터 미래 먹거리로 가능성을 인식해 국가 차원의 정책적인 지원을 펼쳐왔다. 그렇다면 2000년대부터 지난해까지와 달리 현 시점에서 바이오헬스산업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지난해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기업 사노피, 릴리 등에 8조원 규모의 신약 후보물질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지난 4월 5일에는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아 세계 최초로 미국 항체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입한 제품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모두 과거 바이오헬스산업 변두리 국가였던 우리나라에서 꿈꾸기 어려웠던 일들이 현실로 이어진 것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 바이오헬스산업, 그중에서도 제약산업 등이 세계 7대 수준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의 인식은 희망 섞인 목표에 가까웠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보여준 성과는 7대 강국이라는 목표가 단지 꿈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015년 매출액의 14.20%인 1871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한미약품 이외에도, 녹십자 1019억원, 대웅제약 999억원, 종근당 913억원 등 다수의 제약기업이 매년 1000억원 가까운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신약 후보물질,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시장 수요가 커지고 있으므로, 제2, 제3의 한미약품과 같은 성과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현 시점에서 바이오헬스산업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최근 자동차, 제조업, 조선업, 건설업 등 국내 주력산업의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바이오헬스산업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은 지난 2015년 5269억달러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반면에 의약품 수출액은 26억달러로 전년 대비 32.6%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에는 전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가 반도체, 화학제품, 자동차 등 우리나라 3대 주력 수출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를 모두 합친 2조5900억달러 보다 커질 전망으로, 바이오헬스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막대할 것이다.

바이오헬스산업이 부각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좋은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헬스산업은 정밀 제조공정은 물론 연구개발·임상실험 등에 의사·약사와 석·박사급 고급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신약 하나를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수십만 장의 연구 보고서·자료를 만들어 제출해야 한다. 의약계 인력의 질적 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적합한 산업이다. 최근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의 해외진출이 많아지고, 국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면, 무엇보다도 최근 성과를 내기 시작한 선도분야에서 빨리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좀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 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R&D 투자, 기술이전에 대한 세제지원 등 투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산업 현장의 발목을 잡는 규제 장벽을 제거하는 것도 급선무다. 세계 각국이 바이오헬스 신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개선에 나서는 상황에서 우리가 기존의 제도에 고집하여 적절한 타이밍을 놓친다면, 새로운 산업으로 형성되고 있는 바이오 헬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발전할 기회를 놓치게 될 우려가 있다.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이 그동안 축적해온 역량과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몇 년 동안 집중적으로 기업의 R&D 투자와 해외진출 노력, 정부의 지원정책이 추진된다면,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목표는 결코 먼 얘기가 아니다.

이상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보건산업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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