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총선참패 책임론속
친박-비박 갈등 격화 전망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결과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122석을 얻으면서 국회 권력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당초 김 대표는 180석 확보도 가능하다고 자신했지만 새누리당은 20대 총선 결과 123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에 밀려 원내 2당으로 추락했다.

새누리당의 참패, 김 대표의 사퇴로 새누리당은 2017년 12월 치러질 대통령선거를 관리할 지도부를 조기에 구성, 총선 기간 불거졌던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을 수습해야 할 일만 남았다. 하지만 총선 참패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친박·비박 간 갈등 양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계파 갈등이 새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공산이 커 새누리당은 당분간 극심한 혼란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 과정에서 낙천해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된 무소속 후보들의 복당 문제를 놓고도 계파 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계파 갈등 외에도 새누리당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이 붕괴되면서 박근혜 정부 역시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동운명체'나 다름 없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20대 국회로 미뤄놓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법안, 노동개혁법안 처리를 주도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새누리당보다 1석을 더 얻은 더민주는 물론 38석을 얻은 국민의당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 됐다.

정부·여당이 추진 중이거나 추진하려 했던 각종 경제정책도 다시 복기해야 할 상황이다.

당장 새누리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려 했던 '한국판 양적완화' 공약은 물거품이 됐다. 경제활성화법·노동개혁법 처리도 어려워졌다. 오히려 법인세 인상 등 증세, 경제민주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더민주와 증세 논의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국민의당을 견제해야 하지만 이들 두 야당을 견제하기에는 새누리당의 의석 수가 부족하다.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선택지는 대폭 늘어났다. 더민주는 원내 1당으로서 주도권을 쥐고 국민의당과의 접촉면을 늘려 나가는 한편 새누리당에 대한 적극적인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을 통해 38석을 확보, 원내교섭단체로 급부상한 국민의당은 20대 국회에서 '꽃놀이패'가 됐다.

엇비슷한 의석을 확보한 새누리당·더민주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경우 20대 국회의 방향은 사실상 국민의당이 쥐게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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