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수입차 사상처음 작년 매출 3조원 넘어 현대·기아차 이어 3위
BMW·아우디폭스바겐 3조원 육박 '저력' 과시
한국GM·쌍용·르노삼성 독일 3사에 모두 뒤쳐져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3사의 국내 매출이 급증하면서 처음으로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기존 국산차 강자들을 제쳤다. 현대·기아차와 격차가 아직은 크지만 올해도 이들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독일 3사의 매출이 기아차를 넘을 시점도 머지않았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수입차 업체로는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국내 매출액이 3조원을 넘어섰다. BMW코리아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역시 3조원에 육박하는 2조8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 3위였던 한국GM은 2조5501억원의 국내 매출을 올렸고, 4·5위였던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차는 각각 2조5004억원, 2조1499억원을 기록하면서 독일 3사에 뒤졌다.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업체들에 국내 매출 3~5위를 모두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수익으로 보면 독일 3사와 국내 업체 간의 명암은 더욱 엇갈린다. 벤츠 887억원을 비롯해 BMW와 아우디폭스바겐이 각각 464억원, 3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국산차 3사는 르노삼성차만 25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을 뿐 쌍용차와 한국GM은 각각 619억원, 9868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독일 3사는 중·대형차 위주의 판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국산차 업체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판매대수만으로 이 같은 성과를 냈다. S-클래스와 E-클래스 등 고가의 대형차를 위주로 판매한 벤츠의 경우 지난해 한국GM 판매량 15만8404대의 3분의 1에 불과한 4만6994대를 판매했음에도 매출은 1조원이 앞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내수 점유율 30% 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고, 수입차 업계의 매출이 국산차를 앞서는 등 오랜 기간 지속해 온 국내 자동차 시장의 공식들이 하나둘씩 깨지고 있다"면서 "안방을 내주고 있는 상황에 수출도 지난해부터 계속 내림세를 거듭하고 있어,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릴 방안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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