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소기업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에만 9만 3768개의 법인이 신설됐다. 이는 2014년의 8만 4697개와 비교해,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30대 이하와 30대의 청년층이 신설한 법인이 2만 5404개에 이르면서 정부의 다양한 청년창업 활성화 정책이 의미 있는 성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의 창업 활성화 분위기를 약 25년전의 창업열풍과 비교하면 공급과 지원 인프라 측면에서 명확한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25년전 즉 IMF 구제금융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기업 또는 정부출연기관 등으로부터 대거 이탈한 고급기술인력들이 정부의 창업지원정책과 미국발 인터넷 닷컴 열풍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1세대 벤처기업들이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창업과 관련해 지원기관은 물론 창업자 자신들도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행착오가 무한 반복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전개됐다.
최근에는 청년실업이 대표적 사회문제가 되면서, 정부는 물론 성공한 벤처기업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인큐베이션 공간과 전문 서비스들이 경쟁적으로 제공되면서, 단순 창업에서부터 기존 경제질서에 혁신성을 제고하는 스타트업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반적인 창업과 비교되는 스타트업을 미국의 중소기업청에서는 '기술 기반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인터넷 중심의 기술 기반 기업들이 스타트업으로 인정받았지만, 최근에는 기존 인터넷은 물론 모바일 인터넷, 바이오,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다양한 기술에 근거한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성장하는 선순환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물론 일부에서는 무늬만 스타트업으로, 작은 성공에 흥분하고 샴페인을 터뜨리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의 '진정한 스타트업'은 보다 큰 성공을 위해 언제나 자신들을 겸손하게 낮추면서 고객과 시장을 향해 열정을 모으고 있다.
4년 전, 30대 초반에 교육서비스 분야에서 혁신을 꿈꾸며 기존 서비스들과는 확연하게 차별화된 접근 방법으로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한 서비스 회사에 방문해 상담을 시작했다. 한때 교육서비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사모펀드까지 투자에 가세해 그 열기가 뜨거웠지만, 인구감소와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교육서비스 관련 투자에 대한 열기가 한풀 꺾인 시기였다. 하지만, 이 회사는 매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구가하면서, 조용하지만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방문한 회사는 비록 건물 지하에 입주해 인테리어도 변변하게 꾸미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임직원들의 열정이 온몸에 느껴질 정도로 활기찼다.
그래도 이 정도 규모로 키웠으면 사장실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싶었는데, 사장은 막상 일반 직원들에 둘러 쌓인 책상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반가운 얼굴로 나왔다. 왜 사장실이 없느냐는 질문에 독립된 사장실에 있는 것보다는 직원들과 허물없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직원들과 동일한 책상에서 일한다고 했다.
사장의 대답을 들으면서 분명 이 회사는 '진정한 스타트업'으로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계속 시장을 혁신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비록 여러 가지 사정으로 두 차례나 주어진 투자의 기회는 놓쳤지만, 이 회사는 주위의 좋은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꼭 사장실이 없어야 '진정한 스타트업'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사장과 임원들이 직원과 고객을 진심으로 섬길 수 있고,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면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실천능력을 가진 스타트업이라야 '진정한 스타트업'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정한 스타트업'의 성공 신화가 동시 다발적으로 생겨날 때,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이 생길 것이다.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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