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50라운드 '동시오름'… 낙찰자 안나오면 밀봉입찰 700㎒ · 2.1㎓ 접전 가능성… 최소 2조5800억대서 시작 "높은 가격 유도" 지적도
◇ 이통 주파수 경매 시행 계획
이달 말 시작하는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의 최종 낙찰가격이 4조원에 육박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주파수 경매 라운드별 최소 입찰가 비율인 '입찰증분'을 0.75% 이상으로 확정하는 등 경매 세부 시행 계획을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700㎒ 40㎒폭(A블록), 1.8㎓ 20㎒폭(B블록), 2.1㎓대역 20㎒폭(C블록), 2.6㎓대역 40㎒폭(D블록)과 20㎒폭(E블록) 등 5개 블록 140㎒ 폭에 대한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공고를 냈다.
경매 방식은 1단계에선 시작가에서 출발해 50라운드까지 단계별로 호가를 높이는 '동시오름입찰' 방식으로 진행한다. 1단계에서 입찰포기자가 나타나지 않아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으면, 2단계에선 한 번에 원하는 가격을 적어내 낙찰자를 가리는 '밀봉입찰'을 시행한다.
정부가 1단계 경매 '입찰증분'을 0.75% 이상으로 결정함에 따라 주파수 경매 최종 낙찰 가격은 당초 예상했던 3조원을 훨씬 웃돌 것이란 전망이다. 입찰증분은 입찰자인 이통사가 이전 라운드 승자보다 높여 입찰할 수 있는 최소 금액 비율이다. 예컨대 2.1㎓ 대역 C블록의 경우 최소가격이 3816억원부터 경매를 시작하는데, 이때 이통사는 1라운드에서 3816억원보다 0.75%보다 높은 3845억원 이상을 써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식으로 50 라운드까지 매번 0.75% 이상 높여 입찰을 진행한다면, C블록 가격은 50라운드가 되면 최소 5514억원 이상이 된다. 50라운드까지 승부를 가르지 못하면, 이통사들은 최소 5514억원 이상부터 밀봉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만일 이번 경매에서 5개 블록 모두 50라운드까지 낙찰자가 가려지지 않는다면, 밀봉입찰은 최소 총 3조7456억원부터 시작하게 된다. 특히 이번 경매에서 매 라운드별 입찰 상한액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낙찰가는 훨씬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0.75%라는 입찰증분이 지나치게 높은 주파수 낙찰가를 유도한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3사 이해관계가 겹치는 2.1㎓ 대역은 50라운드까지 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8㎓, 2.6㎓ 대역 등은 경쟁 수요가 1~2개사에 지나지 않아 5개 블록 모두 밀봉입찰까지 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700㎒와 2.1㎓ 등 단 2개 블록이 50라운드까지 가도, 밀봉입찰은 최소 3조926억원부터 시작하게 된다.
한편 이통사 입찰 담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경매 라운드별 입찰 시간을 40분으로 한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경매에는 1개 블록이라도 밀봉입찰까지 간다면 약 8일이 소요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된다.
경매에 참가하는 이통사 임직원은 단 2개의 휴대전화와 1대의 팩스로만 본사와 연락을 취할 수 있다. 40분 동안 경매시작가 2조5779억원의 0.75%에 해당하는 최소 193억원을 어느 주파수에 쓸지를 두고 피말리는 두뇌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주파수 경매 장소와 시작 일정은 사업자 접수가 완료되면 공개할 계획이다. 경매장에는 기본적으로 CCTV를 설치하고 24시간 출입통제와 함께 도청장치 점검도 매일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