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차기 유가증권시장본부장으로 내정돼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었던 이은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사진)의 선임이 늦어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선 정국을 맞아 낙하지점을 잃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개최된 거래소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해당 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현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의 후임에 대한 내용이 빠진 채 진행됐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자리는 김원대 현 본부장이 계속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이 전 부원장보는 거래소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해야 했다.
이 전 부원장보는 1984년 금감원의 전신인 옛 증권감독원으로 입사해 공시감독국·증권검사국 등을 거쳐 공시심사실장과 복합금융서비스국장·금융투자감독국장·회계감독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4월에는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로 선임돼 2년간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감독업무를 맡아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전 부원장보의 내정을 두고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거래소가 지난해 초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됐음에도 금융위원회 출신 시장감시위원장에 이어 금감원 출신의 이 전 부원장보까지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전 부원장보의 선임이 늦어지는 배경으로는 20대 국회 총선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총선 직후 거래소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이 전 부원장보를 선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총선 결과에 따라 오는 5월 임기가 만료되는 코스닥시장본부장이나 7월 임기가 만료되는 파생상품시장본부장으로 이 전 부원장보의 낙하지점이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