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시기에… 미 FCC 방문하는 최성준 방통위원장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이달 하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방문, 톰 휠러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다. 양국 간 통신정책 교류를 위한 일상적 방문 행사라는 게 방통위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최 위원장이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를 앞두고 미 FCC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정부 관계자는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오는 17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장을 떠난다"며 "미국 FCC를 방문해 톰 휠러 위원장을 비롯한 방송통신 관련 미국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당시 톰 휠러 FCC 위원장을 만나 양국 간 교류를 확대키로 협의한 데 대한 후속 조치라는 게 방통위 설명이다. 당시 두 기관장은 망중립성 원칙과 주파수 경매, 빅데이터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정책 공조와 정보교류를 위한 지속적 대화 창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최 위원장의 이번 방문 역시 이에 대한 후속조치 성격으로, 양국 간 정책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게 방통위 설명이다.

최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는 무관하게 준비됐지만, 두 기업의 합병 심사를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눈길이 쏠린다. 방통위는 이르면 이달부터 두 회사 인수합병을 두고 방송 공익성 등에 대한 영향을 살피는 사전동의 심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업계는 양국 기관장이 비공식적으로라도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심사 기준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FCC는 세계 방송통신 관련 정부기관 중 가장 앞서 지난 1934년 설립된 기관으로서 세계 각국 정부의 통신산업 규제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과 관련해 FCC는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약 10여 건의 거대 방송통신 기업결합을 심사했다. 이동통신 2위 AT&T의 디렉TV 위성방송 인수 조건부 허용, AT&T의 4위 T모바일 인수합병 불허 등 다양한 사례와 적용된 가치를 놓고 국내 업계도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사전동의 심사 결정권자인 최 위원장이 FCC를 방문해 해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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