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호상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공호상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공호상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2월까지 무려 2억7000만원 하던 전국 수치지도를 지금은 단돈 180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국토지리정보원이 공공데이터 개방정책을 획기적으로 시행한 덕분이다. 수치지도를 무상으로 제공하면 공간정보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유관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란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책임운영기관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수입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에 묻혔다. 그런 국토지리정보원이 이번에는 과감하게 정책을 전환한 것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금번에 시행된 공간데이터의 개방은 데이터 유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value chain)과 창조경제 생태계의 활성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어 LBS 등 유관산업계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 공간데이터와 공간정보산업의 특성을 이해하면 그 효과는 더 뚜렷해진다.

공간정보는 그 자체로 절대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정보와 결합될 때 더 큰 활용가치를 만들어 내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면, 소지하고 있는 신용카드 정보와 커피숍 또는 빵집 정보를 결합하면 가장 인근에 있는 할인점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빵을 구입할 수 있다. 공간정보를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공간정보의 융복합 특성 때문에 위치기반 서비스(LBS)와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O2O)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의 프린스턴 조사연구회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소지한 미국 성인의 2/3에 해당하는 74%가 실시각 위치기반 정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위치기반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무수히 생겨나고 있으며, 이들에게 수치지도의 개방은 180만원을 뺀 2억7000만원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견인하고 있는 초연결사회에서 공간정보는 더욱 중요한 핵심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센서와 통신망을 통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서로 연결되는 것을 말하며, 이를 통해서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이때 서비스의 이용주체인 사람과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사물은 항상 위치와 주변의 상황정보를 필요로 한다.

쉬운 예로, 눈을 가린 채 한참 동안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 왔다고 가정하자. 이때 가장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자. 만약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메케한 냄새, 뜨겁고 축축한 공기 등을 느낀다면 아마 궁금증은 극에 이를 것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것이 바로 위치(장소)와 주변상황이다.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가 위치정보와 결합되고, 이를 지도위에 표현하면 실행 가능한 정보 즉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볼보자동차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하여 미끄럽거나 파손된 도로의 위치 및 상황 데이터를 수집해서 자사의 모든 자동차에게 알림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이제 사물인터넷을 이용하여 비즈니스를 개선하거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기본적인 지도데이터를 얻게 되었으니, 이전보다 훨씬 쉽게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공간정보산업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결정적 도움이 되는 수치지도를 무료로 개방한 국토지리정보원의 정책결정에 박수를 보내며, 이러한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 지원사례가 다른 분야에서도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사공호상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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