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작년 506억 투입 2종 개발
삼성전자 IT기술 도입도
태아 심장혈류까지 스캔
영상 자동분석 진단 도움
세계적 학술지에 소개도

삼성메디슨 'WS80A'
삼성메디슨 'WS80A'

삼성메디슨 'RS80A'
삼성메디슨 'RS80A'

지난해 2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 빠진 삼성메디슨이 연구개발(R&D) 성과와 학술마케팅 강화를 통해 반등 기회를 노린다.

201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매출 2683억원, 영업손실 2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도보다 5.8% 줄었고, 영업이익은 법정관리를 졸업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메디슨은 2011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 매출이 줄곧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사업이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지난해 삼성메디슨마저 적자를 기록하자 올해 초에는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의 '해결사'로 나선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은 공식 홈페이지에 "삼성전자는 초음파 진단기기를 의료기기 사업의 중심축으로 보고 삼성메디슨과 함께 영상진단기기 사업을 확장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전 사장은 지난 11일 삼성메디슨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삼성메디슨을 올해 흑자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7일 열린 국제의료기기 병원설비 전시회(KIMES)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빨리 실적이 나와 삼성메디슨 주주들에게 보답해야 할 것"이라며 "열심히 해서 올해 내에는 결과를 보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 사장이 삼성메디슨의 반등을 자신하는 이유는 그동안 집중해 온 R&D 투자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메디슨은 이미 포화 상태인 중저가 초음파 진단기기에서 벗어나 프리미엄급 장비 개발에 주력해왔다. 이로 인해 R&D 비용이 2011년 291억원에서 지난해 매출의 18.9%에 달하는 506억원까지 늘었다.

투자의 결과로 나온 대표 제품이 'RS80A'와 'WS80A'다. 두 제품은 각각 영상의학과용, 산부인과용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로, 삼성전자의 IT 기술을 도입해 영상 품질을 높이고, 영상을 자동 분석해 의사의 진단을 돕는 최신 기능을 탑재했다.

삼성메디슨은 프리미엄급 시장 확대를 위해 이런 신기술을 국내외 의사들의 연구활동에 적극 제공하고 논문 발표를 돕는 학술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GE, 필립스, 지멘스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개별 병원 대상 영업만으론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아산의학상을 수상한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산의학연구소 로베르토 로메로 교수와 세계산부인과 초음파학회장인 엔드류 뉴 교수가 WS80A에 탑재된 '5D 하트 컬러' 기술 개발과 임상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5D 하트 컬러는 태아의 심장을 3D로 스캔해 혈류 흐름까지 보여주는 기술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영향력 있는 의사들이 연구에 사용한 장비나 기술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최근 국내에서도 임상의사들의 연구활동이 강조되면서 연구를 잘 지원해주는 업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최근 WS80A에 도입된 '크리스탈뷰' 기능으로 촬영한 초음파 영상이 세계산부인과초음파학회 학술지에 '이달의 영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크리스탈뷰는 태아의 겉모습뿐 아니라 골격구조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기술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의 크리스토프 리스 겸임교수가 이 기술을 활용한 진단결과를 학술지에 게재했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학술마케팅은 신기술의 임상적 유용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뿐만 아니라 세계 의료계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앞으로 국제적 영향력을 갖춘 의료진들과 협업해 인지도를 높이고 프리미엄급 제품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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