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취준생 기획안 도용 피소 다음 공채 지원자, 소송 제기… '메신저+포털' 방식 유사 주장 카카오 "사실 무근" 반박
(사진 왼쪽)정씨가 2013년 다음커뮤니케이션 공채 지원 당시 제출한 기획안. 마이피플 메신저 내 다음 검색 코너가 추가돼 있다. (오른쪽) 카카오가 2015년 6월 개편한 메신저 카카오톡 이미지. 카카오톡 메신저 내 채널 코너를 신설해 실시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카카오가 취업준비생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며 피소됐다. 카카오 측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지난달 31일 카카오와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시법원에 따르면 모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정 모씨(30)는 지난 2월 25일, 카카오가 지난해 선보인 '샵검색'과 '오픈채팅' 서비스 내용이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카카오를 상대로 2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정씨는 2013년 9월 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에 합병되기 전 이 회사가 진행한 '2014 다음 신입 공채'에 지원했지만 탈락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2030을 위한 모바일 콘텐츠 전략과 실행안'이란 제목의 기획안을 제출했다.
그로부터 2년 후, 정씨는 카카오가 지난해 6월 30일 출시한 '샵(#)검색'과 '카카오검색', '카카오채널' 등의 서비스가 자신의 기획안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며 소장을 제출했다.
카카오의 '샵 검색'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다음'의 검색기능을 결합한 것으로, 대화하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채팅방에서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지난해 모바일 검색 강화를 위해 대화창 내 샵검색을 추가했다. 또 '친구추천' 항목을 '더보기'에 포함한 뒤, '친구추천' 위치에 '채널' 기능을 추가했다. 이 채널에서 검색포털 다음을 통한 검색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씨는 모바일 메신저와 포털의 결합방식이 자신의 기획안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씨는 기획안을 통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던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현재 서비스 종료) 안에 검색포털 '다음'을 결합, 모바일 메신저에서 검색포털 접근이 가능하도록 제안했다. 마이피플의 4개 카테고리 중 '친구추가' 항목을 '더보기'에 포함하고, 남은 공간에 검색포털인 다음을 통한 키워드 검색이 가능하도록 '검색' 항목을 추가하는 내용을 시각화해 제안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정씨의 소송대리인인 전종택 공익법무관은 "카카오톡에 추가된 기능이 아이디어 표현에서 정씨의 기획안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카카오는 저작물을 침해한 것이고, 침해에 대한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카카오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카카오 관계자는 "도용했다고 주장하는 기획안 내용과 카카오의 샵검색 등은 서비스 측면에서 다른 점이 많아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정씨가 제안한 개념이 당시 기존 메신저에 적용된 서비스들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 새로운 개념으로 보긴 어렵다"며 "합병 전 있었던 일로 정씨가 제출한 자료나 기획안은 이미 폐기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명확한 사실관계는 법정에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취업준비생들은 기업이 '공모전', '인턴' 등 취업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실제 채용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예컨대 '대학생 아이디어'를 모집해 수료증만 제공하고, 채용 시 가산점을 주지 않거나, '아이템 개발'에 나설 인재 모집을 하고선 소정의 활동비만 지급하는 식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청년들의 취업에 대한 절박함을 이용해 아이디어를 가져가는 것은 분명 도용"이라며 "기업이 이를 임의로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