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투명·노후 불안 탓
2009년 집계이후 사상최대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 여유자금이 99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불투명한 경기 전망과 노후 불안에 소비성향이 위축된 탓이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5년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99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대치다. 전년(93조5000억원)보다도 5조7000억원 늘었다.
잉여자금은 2010년 53조9000억원에서 2011년 65조8000억원, 2012년 72조4000억원, 2013년 89조6000억원, 2014년 93조5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잉여자금이 늘었다는 것은 가계가 그만큼 벌어들인 돈을 소비하지 않고 쌓아뒀다는 뜻이다.
문소상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지난해 잉여자금의 증가는 가계 소득이 지출보다 컸기 때문"이라며 "저축과 더불어 가계가 신규로 건설된 집을 사거나 소유한 토지 등의 실물자산 매각을 통한 소득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잉여자금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금융기관 대출금 등 빌린 돈(자금조달)을 제외한 여유자금이다. 지난해 가계가 금융기관 등을 통해 굴린 자금은 226조9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섰다. 2014년 171조8000억원보다 무려 55조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현금과 예금이 106조7000억원이나 됐다.
현재의 저금리 상태에서는 은행에 돈을 맡겨도 이자가 거의 없는 상태인데도 저축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71.9%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임금 등 피용자보수는 693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고 자영업자의 소득을 나타내는 '영업잉여'는 400조2000억원으로 3.8% 늘었다.
반대로 가계의 순저축률은 7.7%로 2000년(8.4%)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2년(3.4%)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3배로 뛰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가 계속되면서 노후 불안으로 (중장년층의)소비성향이 위축됐다"며 "(청년층의)비정규직 증가로 인한 일자리 불안 등도 소비 성향 위축에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2009년 집계이후 사상최대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 여유자금이 99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불투명한 경기 전망과 노후 불안에 소비성향이 위축된 탓이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5년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99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대치다. 전년(93조5000억원)보다도 5조7000억원 늘었다.
잉여자금은 2010년 53조9000억원에서 2011년 65조8000억원, 2012년 72조4000억원, 2013년 89조6000억원, 2014년 93조5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잉여자금이 늘었다는 것은 가계가 그만큼 벌어들인 돈을 소비하지 않고 쌓아뒀다는 뜻이다.
문소상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지난해 잉여자금의 증가는 가계 소득이 지출보다 컸기 때문"이라며 "저축과 더불어 가계가 신규로 건설된 집을 사거나 소유한 토지 등의 실물자산 매각을 통한 소득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잉여자금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금융기관 대출금 등 빌린 돈(자금조달)을 제외한 여유자금이다. 지난해 가계가 금융기관 등을 통해 굴린 자금은 226조9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섰다. 2014년 171조8000억원보다 무려 55조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현금과 예금이 106조7000억원이나 됐다.
현재의 저금리 상태에서는 은행에 돈을 맡겨도 이자가 거의 없는 상태인데도 저축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71.9%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임금 등 피용자보수는 693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고 자영업자의 소득을 나타내는 '영업잉여'는 400조2000억원으로 3.8% 늘었다.
반대로 가계의 순저축률은 7.7%로 2000년(8.4%)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2년(3.4%)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3배로 뛰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가 계속되면서 노후 불안으로 (중장년층의)소비성향이 위축됐다"며 "(청년층의)비정규직 증가로 인한 일자리 불안 등도 소비 성향 위축에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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