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도서벽지 제한 없애
일본의 사용 원격의료 서비스 '포켓닥터' 사용 예시. 환자와 의사가 대면진료를 거치지 않고 영상을 통해 진료를 할 수 있다. (출처 포켓닥터 홈페이지)
일본의 사용 원격의료 서비스 '포켓닥터' 사용 예시. 환자와 의사가 대면진료를 거치지 않고 영상을 통해 진료를 할 수 있다. (출처 포켓닥터 홈페이지)
원격의료가 국내에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전면 실시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오는 2020년 363억달러 규모로 전망되는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에서 우리 기술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달부터 원격의료 상용서비스 '포켓닥터' 등을 통해 대면진료가 필요없는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를 전면 허용키로 했다.

일본 정부는 낙도와 산간벽지 주민의 의료접근성 향상을 위해 1997년 12월 원격진료에 대한 고시를 제정, 허용했지만 기존에는 도서벽지 환자나, 당뇨·고혈압 환자 등 9가지 만성질환자에 한정했다. 이후 3차례 고시를 개정하며 이번에 기존 제한을 모두 없앴다. 이에 따라 의료취약지에 상관없이 고혈압·당뇨 등 9가지 만성질환자 외 모든 환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이달부터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상용서비스인 '포켓닥터'가 시작된다. 전용 앱을 통해 '주치의 진료' '건강상담' '24시간 화상상담'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개발됐다. 포켓닥터에는 지난 2월 기준으로 전국 의료기관의 약 1%인 1340곳이 참여 신청을 했다.

특히 일본은 의료계가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효용성을 입증했으며, 2005년 발족한 일본원격의료학회가 관련 임상자료를 축적해 뒷받침했다. 원격의료 도입을 거세게 반발하는 대한의사협회 등 국내 의료계와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미국도 원격의료가 활성화되고 있다. 건강관리업체 멕케슨, 필립스헬스케어, GE헬스케어 등이 민간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 등과 의사들의 이해관계를 절충해 원격의료 서비스를 하고 있고,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는 원격의료 이용자가 2013년 기준 25만명 이하에서 2018년 32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군·원양선박·교도소 등 특수지 및 도서벽지 등에 대한 시범사업만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2013년 10월 동네의원에 한정해 원격의료를 허용한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지금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기술적으로는 우리도 일본에서 시행하는 원격의료를 모두 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한정적으로 허용하는 법조차 통과되지 않고 있다"며 "서두르지 않으면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고 국내 기업들은 원격의료 산업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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