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올해 들어 기준금리나 예금금리를 인하한 곳이 전체의 60%를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주요국들은 경기 회복 등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멕시코만 지난달 기준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국제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에서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낮춘 나라는 일본, 스웨덴, 뉴질랜드, 유로존(19개국 중 OECD 회원국은 15개국), 노르웨이, 헝가리, 터키 등 모두 7개 경제권, 나라로는 21개국이다. 전체 회원국의 62%가량이 내린 것이다.

일본은 1월 일부 예치금리를 연-0.1%로 내려 마이너스 금리를 처음 도입했다. 헝가리도 이달 말 하루짜리 예치금리를 연-0.05%로 내려 마이너스 금리 대열에 합류했다. 헝가리는 기준금리도 0.15%포인트 낮은 연1.2%로 내렸다. 마이너스 금리 국가는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유로존, 일본, 헝가리 등 6곳으로 늘어났다.

유로존은 지난 10일 예치금리를 연-0.30%에서 연-0.40%로, 스웨덴은 2월에 기준금리를 연-0.35%에서 연-0.50%로 각각 추가 인하했다. 이들은 마이너스인 금리를 더 낮춘 것이다. 유로존은 기준금리도 0.05%포인트 낮춰 연0%로 내렸다.

노르웨이와 뉴질랜드도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려 연0.5%, 연2.25%로 조정했고, 터키는 24일 기준금리는 동결했으나 하루짜리 한계대출금리를 연0.25%포인트 인하했다.

일각에서는 대만도 마이너스 대까지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대만이 금리를 내린 지난 24일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제기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경제가 조만간 회복단계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대만은 마이너스 금리나 환율 목표와 같은 다른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도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만과 금리 수준이 같아진 한국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의 주요 수출 경쟁국인 대만이 금리 인하와 추가 인하 기대로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어서다. 25일 기준 2월 말 대비 원화 가치는 미 달러화에 대해 6%가량 올랐고, 대만달러는 같은 기간 미 달러화에 대해 2%가량 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3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11명의 이코노미스트가 올해 한국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크리스털 탄 캐피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나 올해 3% 성장 전망에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OECD 회원국 중앙은행의 상당수가 기준금리를 낮춘 것은 연초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증시 폭락과 유가 하락 등으로 경기 악화 우려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OECD 회원국의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에 0.6%, 3분기 0.5%에 이어 큰 폭으로 내려앉으면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은 초저금리와 대규모 통화공급 확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해왔으나 세계 실물경제는 아직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OECD를 포함해 전 세계 130개 나라로 확대하면 올해 들어 기준금리나 예치금리 등을 내린 나라는 모두 18개국이었다. 여기에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있어, 국가 수로는 36개국으로 볼 수 있다. 1~3월에 걸쳐 총 세 차례 내린 인도네시아도 포함돼 있다.

미국이 작년 12월부터 인상 국면이 접어들었지만 다른 선진국에선 올해 금리를 올린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 대다수 선진국은 가준금리를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이는 여전히 경기 환경이 나빠 통화 완화적 기조가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신흥국 중에는 경기 부진으로 금리를 인하한 국가도 상당해 당분간 중앙은행들의 완화 기조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체코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진단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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