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Va를 이용한 M87 제트 뿌리의 관측 결과로, 가장 밝은 위치에 제트 분출구가 있고, 그 왼쪽에 초대형 블랙홀이 위치하고 있다. 중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제트가 시간에 따라 바깥쪽으로 움직여가는 모습이 보인다.  천문연 제공
KaVa를 이용한 M87 제트 뿌리의 관측 결과로, 가장 밝은 위치에 제트 분출구가 있고, 그 왼쪽에 초대형 블랙홀이 위치하고 있다. 중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제트가 시간에 따라 바깥쪽으로 움직여가는 모습이 보인다. 천문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천문학계의 오랜 난제로 남아 있던 '블랙홀 제트 현상'의 원리를 풀 수 있는 단서를 발견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손봉원 박사팀이 거대은하인 M87의 중심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이 내뿜는 제트현상이 기존 관측했던 것과 달리 블랙홀에 가까운 지점에서 이미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분출된다는 사실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M87 은하는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 부분에 있는 거대 전파은하로, 지구에서 544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60억배에 달하는 최대형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블랙홀은 중력이 무척 강해 빛조차 빠져 나오지 못하는 천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블랙홀이 물질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질이 방출되는 것을 '제트 현상'이라고 한다. 이런 플라즈마 제트 현상은 이미 100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어떤 원리로 블랙홀 제트 방출이 일어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손 박사팀은 M87 은하를 한국의 우주전파관측망(KVN)과 일본의 VLBI관측망(VERA)을 연결한 7대의 전파망원경으로 구성한 KaVa 관측시설을 이용해 2013년 12월부터 6개월 동안 관측했다. 관측 결과, M87 블랙홀 제트의 속도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중심부에서 훨씬 가까운 5광년 거리에서 이미 광속의 80%로 가속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기존 관측에서는 블랙홀에 가까운 지역의 제트 현상을 정밀히 관측하지 못해 중심부에서 5광년 정도 떨어진 곳의 제트 속도는 광속의 10∼30%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홀 물질이 더 빠른 속도로 물질을 배출한다는 것이다.

손봉원 박사는 "이 관측결과는 블랙홀 제트가 어떤 원리로 분출되는지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자세히 비교해 블랙홀 분출의 형성과정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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