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플렉시블 전자소자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유기반도체를 넓은 면적에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고성능 유기반도체 단결정을 나노미터(㎚) 크기 수준에서 얻을 수 있어 유기반도체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박찬언 포항공대 교수와 김세현 영남대 교수 연구팀은 고성능 유기반도체 단결정을 수 십 ㎚ 크기로 성장시키면서 수십 ㎚ 간격의 미세한 패턴으로 집적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유기반도체는 실리콘과 같은 무기반도체와 달리 가볍고 유연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자종이, 웨어러블 센서 등 다양한 전자소자의 소재에 적용할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낮은 성능과 집적 기술의 한계로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액체가 좁은 관을 타고 상승하는 모세관 현상에 착안해 반도체 용액이 나노 크기의 모세관을 타고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노 크기로 패터닝된 후, 용액이 증발하면서 유기반도체 단결정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50㎚ 유기반도체 단결정이 50㎚ 간격으로 정렬된 대면적 유기반도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제작된 유기반도체는 박막트랜지스터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인 최대 전하 이동도가 9.71㎠/Vs, 표준편차 16.3%에 달해 학계에 보고된 최고 성능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찬언 교수는 "유기반도체 상용화에 있어 중요한 이슈인 고성능 유기반도체 생성과 미세 패터닝 작업을 일원화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면서 "향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배터리, 메모리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2월 24일자) 표지논문'에 실렸으며, 미래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신진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