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시장' 북미 수요 급감 여파
모바일기기 성장세 하락도 영향
작년 이어 올 3% 역성장 전망


[디지털타임스 황민규 기자] 세계 반도체 시장이 하향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최대의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지역이 급감하는 등 극심한 수요 부진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5년래 가장 어려운 한 해를 예상하고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9일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 1월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하락한 269억달러(한화 32조7050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북미 지역이 전년보다 시장 규모가 무려 16.9% 줄며 하향세가 두드러졌다. 전반적으로 수요가 침체한 가운데 반도체 업계의 대형 인수합병(M&A)에 따른 사업 분야 재조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

권역별로 보면 북미뿐만 아니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매출이 감소했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보다 7.7%, 일본은 5.1%,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6.5%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반면 중국은 전년과 비교해 4.3% 시장이 커졌다.

존 노이퍼 반도체산업협회 사장은 "올 초 세계 반도체 시장은 지역이나 품목을 막론하고 일제히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며 "매크로 변수가 여전한 가운데 수요가 부진하면서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반도체 시장 불황은 지난해부터 예견했던 일이다. 메모리 가격이 수요 부진으로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기기 시장 성장세도 크게 꺾였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 받는 사물인터넷(IoT)과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의 경우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20% 미만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1% 수준의 역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역시 3%의 역성장이 점쳐지는 대목이 충격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최근 4~5년 중 가장 어려운 시황이 예상된다"며 "반면 내년부터는 대부분 시장조사업체에서 메모리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한편 차세대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DS부문은 애초 올해 예상했던 증설 투자를 대부분 내년 이후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공장 등 이미 진행 중인 투자를 제외하고 추가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전체 설비 투자 규모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조원대를 유지하는 한편 기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대외적인 반도체 시장 환경이 부정적이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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