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5개 중 7개 중국펀드
설정액 61억원… 44% 차지
"몰빵투자 경계" 전문가 지적



해외주식 매매·평가차익과 환차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비과세 해외펀드)가 출시되면서 중국으로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증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나 중국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과거와 같은 '몰빵'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가장 많이 팔린 비과세 해외펀드 상위 15개 중 7개가 중국 펀드로 집계됐다. 중국 펀드에 몰린 자금은 61억원으로 상위 15개 펀드의 설정액 140억원 중 44% 를 차지한다.

지난달 29일 판매를 시작한 비과세 해외펀드는 소득 기준 제한 없이 누구나 내년 말까지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다. 주식 매매·평가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10년간 과세되지 않는다. 다만 배당·이자소득은 여전히 과세 대상이다.

비과세 기간이 10년으로 길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중국 증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중국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급락으로 중국 증시의 거품이 많이 빠진 데다 장기적으로 중국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이 비과세 해외펀드에 중국 펀드를 대거 투입한 것도 중국으로 돈이 몰리는데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38개 자산운용사들은 총 310개의 비과세 해외펀드 상품을 내놨는데, 이중 92개(30%)가 중국 펀드다.

그러나 중국 펀드에 대한 '몰빵'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비과세 해외펀드는 특정 국가에만 투자하기보다 여러 국가에 자금을 나누는 것이 좋다"며 "신흥국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 선진국도 투자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비과세 한도인 3000만원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거치식'보다는 '적립식' 투자가 유리하며, 적립식도 매달 일정액을 투자하기보다 하락장에서 추가 매입하는 '자유 적립식' 펀드를 권하고 있다.

중국 증시가 여전히 다양한 정책 변수로 변동성이 큰 데다 경제 성장률 둔화에 따른 리스크로 언제든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국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으로 4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실물경제 지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의 상승 흐름은 기계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 증시가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이후 대형주 주도로 급등하며 2850선을 회복했으나 단기 트레이딩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폭락을 거듭하며 연초 대비 지난달 29일 기준 18.45%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중국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올해 들어 -14.96%로 고전하다가 최근 1개월 기준 유형 평균 2.97%로 돌아섰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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