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소비 부진 지속
소비자물가상승률도 낮아
기대효과 - 부작용 저울질
10일 금융통화위서 결정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10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더 낮출 경우 가계부채 증가와 자본유출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도 마찬가지지만, 한은 역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경제지표를 참고한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맞춰서 통화정책의 대응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최근의 경제지표는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더 크다. 수출은 부진하고 생산과 소비, 투자 등과 관련 지표도 나쁘다. 물가상승률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일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수출액은 730만39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5.6%나 감소했다. 2월 한 달간 수출실적은 463만1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2%나 줄어 역대 최장인 14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갔다.
산업생산과 소비도 계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일 통계청은 산업활동 동향 보고서를 통해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2% 감소했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각각 1.4%, 6% 쪼그라들었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낮다. 통계청이 3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3%를 기록하며 두 달 만에 1%대로 올라섰지만, 한은의 1월 말 내놓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1.4%보다 낮다. 또 한은의 중장기 물가안정목표(2%)에도 한참 미달하는 수치다. 현재 물가 수준이 한은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좋지 않다는 뜻이다. 지금과 같은 저물가가 올 6월까지 지속될 경우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 등을 열고 관련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해왔던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것은 앞으로 한은이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한은은 지난달 16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8개월째 동결하기로 했지만, 하성근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전 7개월 동안 동결은 만장일치였지만, 8개월 만에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2일 공개된 한은 금통위의 2월 의사록을 보면 하 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은 전망치인 3%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하 위원은 "경제성장률은 전망을 상당 폭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금융완화(기준금리 인하)는 나빠진 경제 심리와 수출을 비롯한 실물 부문을 개선하고 저물가가 계속되는 것을 막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하 위원의 소수의견이 한은의 추가인하 신호라는 분석하기도 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좀 더 늦추고 있을 때 실기하지 말고 빨리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정책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정부와) 정책공조를 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한은은 긍정적인 효과와 부작용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지만 아직은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에 무게를 싣고 있는 모습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월 금통위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조정할 경우 기대효과와 부작용이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기대효과가 불확실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은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이제는 거시경제 리스크(위험) 외에 금융안정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 어느 쪽이 큰지를 더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지표를 확인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후행적 행태에서 벗어나, 선제적인 결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소비자물가상승률도 낮아
기대효과 - 부작용 저울질
10일 금융통화위서 결정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10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더 낮출 경우 가계부채 증가와 자본유출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도 마찬가지지만, 한은 역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경제지표를 참고한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맞춰서 통화정책의 대응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최근의 경제지표는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더 크다. 수출은 부진하고 생산과 소비, 투자 등과 관련 지표도 나쁘다. 물가상승률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일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수출액은 730만39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5.6%나 감소했다. 2월 한 달간 수출실적은 463만1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2%나 줄어 역대 최장인 14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갔다.
산업생산과 소비도 계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일 통계청은 산업활동 동향 보고서를 통해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2% 감소했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각각 1.4%, 6% 쪼그라들었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낮다. 통계청이 3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3%를 기록하며 두 달 만에 1%대로 올라섰지만, 한은의 1월 말 내놓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1.4%보다 낮다. 또 한은의 중장기 물가안정목표(2%)에도 한참 미달하는 수치다. 현재 물가 수준이 한은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좋지 않다는 뜻이다. 지금과 같은 저물가가 올 6월까지 지속될 경우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 등을 열고 관련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해왔던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것은 앞으로 한은이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한은은 지난달 16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8개월째 동결하기로 했지만, 하성근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전 7개월 동안 동결은 만장일치였지만, 8개월 만에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2일 공개된 한은 금통위의 2월 의사록을 보면 하 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은 전망치인 3%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하 위원은 "경제성장률은 전망을 상당 폭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금융완화(기준금리 인하)는 나빠진 경제 심리와 수출을 비롯한 실물 부문을 개선하고 저물가가 계속되는 것을 막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하 위원의 소수의견이 한은의 추가인하 신호라는 분석하기도 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좀 더 늦추고 있을 때 실기하지 말고 빨리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정책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정부와) 정책공조를 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한은은 긍정적인 효과와 부작용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지만 아직은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에 무게를 싣고 있는 모습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월 금통위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조정할 경우 기대효과와 부작용이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기대효과가 불확실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은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이제는 거시경제 리스크(위험) 외에 금융안정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 어느 쪽이 큰지를 더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지표를 확인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후행적 행태에서 벗어나, 선제적인 결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