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윤 한국후지제록스 솔루션&서비스 사업부문장
우상윤 한국후지제록스 솔루션&서비스 사업부문장


최근 28년 전인 1988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쌀통이나 아이 장난감 등 작은 소품까지 그 시절에 사용했던 실제 제품들로 배치해 제작됐다. 그 시절 소품을 구하기 위해 제작진이 수집가들에게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해외에서 수입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수고로운 과정을 거친 덕에 실제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런 제작진의 섬세함은 극 중 인물들의 삶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도 잘 나타난다. 극 중 은행 감사팀에 근무하는 역할인 배우 성동일은 매일 같이 야근과 주말 출근을 반복한다. 실제로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은행원들은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으로 인해 격무에 시달리곤 했다. 일반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이라면 스마트워크 솔루션을 활용해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업무도 몇 배의 시간과 공을 들여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업무상 날짜별, 서식 별 등으로 문서 분류가 필요할 때 과거에는 일일이 손으로 분류한 후 서류철에 꽂아 서류 창고에 보관했다. 이 때문에 특정 문서를 다시 보려면 서류 창고에 정리된 서류 더미들 사이에서 해당 문서를 찾아야만 했다. 또한 과거에는 모든 문서가 출력된 상태로 보관되어 유실 가능성이나 보안상의 위험도 컸다.

그렇다면 IT산업 발달에 따라 스마트 디바이스의 사용이 일상화된 지금은 더 나아졌을까. 아쉽게도 업무 방식은 1988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사무실이 많은 듯하다. 얼마 전 미래창조과학부, 행정자치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2015 스마트워크 이용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간부문에서의 2015년 스마트워크 이용률은 14.2%에 불과했다. 100개 중 약 85개의 회사 직원들은 아직도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규모가 작은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스마트워크를 위한 장비나 인프라 구축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실제로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스마트워크 도입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그러나 방법은 있다. 중소중견기업은 대대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보다 어느 회사에나 하나씩은 꼭 있는 복합기를 중심으로 간단한 문서관리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이에 필자가 몸담은 한국후지제록스는 복합기와 자사의 문서관리 소프트웨어 '도큐웍스(Docuworks)'를 연계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종이 문서를 스캔 후 도큐웍스(xdw) 포맷으로 변환해 저장해 두면 OCR(광학식 문자 인식,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기능을 통해 문서 내 글자 검색이 가능하다. 그 때문에 원하는 문서를 더욱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으며 방대한 종이 문서를 손쉽게 폴더에 정리함으로써 종이 문서를 보관할 공간까지 절약할 수 있다. 또한 각 전자 문서 하나하나에 보안 등급과 비밀번호를 지정해 특정 인물만 열람하게 하는 방법도 가능해 보안성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물리적 서버를 구축할 필요가 없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업무 환경을 대폭 개선하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우선 서버가 없으므로 서버 구축으로 인한 초기 투자 비용이나 번거로운 서버관리가 필요치 않아 비용과 인력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스마트 디바이스와의 연계성을 높여 업무 능률 개선도 가능하며, 외근 중에도 클라우드를 통해 문서를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외근으로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이 외에 클라우드와 팩스를 연계해 스마트 디바이스로 팩스를 확인하고 검색해 볼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어 자사 역시 중소중견기업에 클라우드 서비스 '워킹폴더(Working folder)'를 제공 중이다.

최근 많은 기업이 혁신을 외친다.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삼아 다양한 대책을 강구한다. 성장보다는 생존이 우선인 시대를 맞아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진정한 혁신은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기존에 하던 일을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야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온다. 기업들은 자신이 외치는 혁신이 혹시나 말 뿐인 혁신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혹시 아직도 우리 사무실이 1988년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자.

우상윤 한국후지제록스 솔루션&서비스 사업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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