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거래·대중교통 등 모든 경제활동 가능
간편결제 작년 5조7000억원… 5배 급성장
제휴·가맹점수 부족… 안정성 확보도 과제



■reDesign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주도하라
급속도로 퍼지는 모바일 결제


신용카드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신용카드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50여년. 화폐를 넘어서 최대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그 자리를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결제에 내어줄 전망이다. 각종 신용카드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면서, 스마트폰 하나면 상품 거래부터 대중교통 이용까지 모든 경제활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 혁명이 거세다. 애플페이·알리페이·삼성페이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며 결제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고 있고, 그에 발맞춰 애플·알리바바·삼성전자 등 ICT기업이 신용카드사의 자리를 빠르게 꿰차고 있다.

◇상품 거래부터 대중교통 이용까지…국민 6명 중 1명 모바일 결제 이용=모바일 결제는 스마트폰의 보급률과 연계성이 높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이 80%가 넘은 상황에서 모바일결제 비중도 차츰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에 따르면 모바일 쇼핑 시 지급수단으로 신용카드가 64%로 가장 많았고 휴대폰 소액결제(24.5%)와 모바일 카드(19.1%), 체크·직불카드(18.6%) 순으로 비중이 컸다. 특히 계좌이체·직불전자지급수단 이용비율이 18.0%에 그쳐 2014년(36.8%)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모바일 카드가 대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카드 인프라로 인해 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가장 크지만 모바일 결제 역시 결제의 편의성을 무기로 빠른 속도로 비중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최근 6개월 이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이 15.8%를 기록했다. 국민 6명 중 1명은 6개월 사이 모바일 결제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이다. 이용 빈도 역시 국민 10명 중 4명은 월 1~3회 이용하고 있고, 10명 중 2명은 주에 1~2번 모바일 결제를 통해 상품거래를 하고 있다.

이용 서비스별로 보면 온라인 구매 시 상품대금결제가 전체 이용비율의 86.6%를 차지하고 있고 오프라인 상점에서도 모바일 결제를 통해 31.8%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 지급도 19.9%에 이르고 있다. 온·오프라인 상품 및 서비스 구입부터 대중교통 이용까지 모바일 결제가 이용되지 않는 곳이 없는 것이다.



◇모바일 결제시장 급성장…'페이전쟁' 치열=이처럼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되면서 모바일 결제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간편결제의 경우 지난해 2분기 기준 시장 규모가 5조7000억원으로 도입 초창기인 2013년 1분기 1조1000억원보다 5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스마트폰 제조사와 인터넷 기업, 지급결제대행(PG)사, 백화점 및 오픈마켓 등 유통업체, 게임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들어 일명 '페이전쟁'을 펼치고 있다.

모바일 결제시장의 선두주자로 오프라인에서는 삼성페이, 온라인은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내놓은 삼성페이는 누적 결제금액과 결제건수가 각각 2500억원과 1000만건을 기록하며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기준 가입자 600만명, 1300만건의 결제 건수를 기록했고 네이버가 지난해 6월 출시한 네이버페이도 12월 말 기준 월 거래액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게임회사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는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410만 가입자를 기록 중이다. 이 외에도 시럽페이(SK텔레콤), 페이나우(LG유플러스), 모카페이(KT), 페이코(NHN엔터테인먼트), SSG페이(신세계), 티몬페이(티몬) 등 다양한 간편결제가 페이전쟁에 뛰어들었다.

이에 맞서 카드사들도 핀테크 혁신을 통해 결제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결제 시장을 삼성전자나 카카오 등과 같은 전자업체와 소프트웨어 회사가 주도하게 되면 카드사들은 이들의 결제 플랫폼을 이용하게 되면서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자체적으로 모바일 카드를 출시하며 모바일 결제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하나카드가 업계 최초로 실물카드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신용카드 '모비원'을 출시했고 다른 카드사들도 모바일 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또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올해 1분기 결제 플랫폼인 하나페이를 출시할 계획이고, 비씨카드와 롯데카드는 최근 KT와 모바일 결제기술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LG전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출시 예정인 'LG페이' 관련 협업을 진행 중이다.

◇범용·안정성 확보 과제=하지만 모바일 결제가 신용카드를 완전히 대체하기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간편함으로 무장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이지만 각 서비스가 맺고 있는 제휴 가맹점 수가 부족하거나 달라서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각각 다른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온라인 기반 모바일 결제의 경우 오프라인 가맹점 수가 부족하고 대형 유통업체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자사 계열 가맹점으로 이용이 제한돼 있다. 또 스마트폰 제조사가 내놓은 서비스는 최신 단말기에서만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2015년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을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의 범용성 확대 및 고연령층에 대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접근성 제고 등을 통해 이용자 편의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모바일 결제의 가장 큰 장점인 결제의 간편성을 살리기 위해 범용성을 확대하고 접근성을 높여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전성 확보도 모바일 결제가 풀어야 할 숙제다.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해킹이나 정보 유출 사고의 가능성도 여전하다. 실제 삼성페이의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자회사인 루프페이가 지난해 3월 해킹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지급결제 수단과 인증방식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는 모바일 결제시장의 안정성 우려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지급결제시스템의 참여자와 결제 수단을 전반적으로 포괄하는 정보보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용자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도록 부정거래 탐지시스템(FDS), 생체인증 등 다양한 보안강화 기술을 모바일 결제에 도입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 피해 구제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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