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문 열고 시동… 충돌 회피·차선유지 기능도
차 스스로 주행환경 인식… 핸들·페달 필요없는
자율주행차 최종단계 목표… 2035년 1180만대 성장 전망
완성차·IT업계 "시장 선점"… 치열한 주도권 경쟁

볼보는 오는 2017년부터 자동차키 대신 스마트폰으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자동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볼보 제공
볼보는 오는 2017년부터 자동차키 대신 스마트폰으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자동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볼보 제공

차량 전방의 보행자를 감지하는 보행자용 AEB 시스템.  프리스케일 제공
차량 전방의 보행자를 감지하는 보행자용 AEB 시스템. 프리스케일 제공



■ reDesign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주도하라
스마트카, 어디까지 왔나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자동차가 전자·통신 업계의 전시회를 집어삼켰다. 올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2016 CES에 이어 이달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6 역시 '모터쇼'로 불릴 정도로 자동차 기업의 참여가 크게 늘었다. 주요 완성차 업체 수장들은 해당 전시회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스마트카의 비전을 발표하는 동시에 전시관을 통해 각자의 기술력을 뽐냈다. 이제 맞서 IT 업계 역시 자동차와 연계한 솔루션을 선보이며 해당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아가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단순한 운송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는 이제 고도화한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외부와 소통하고 운전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움직이는 전자제품'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용어를 통칭해 가리키는 스마트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가 발을 디디고 있다. 업체별로 중점을 두고 있는 방향성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자동차와 IT의 경계를 없앤다는 데 있다.

스마트카 1대에는 동력제어, 안전제어, ICT 연동 등 약 200개의 센서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IRS글로벌은 스마트카의 핵심기술로 주목받는 자동차 센서 시장이 오는 2017년까지 286억달러(약 30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스마트카 시대가 본격화하면 자동차용 센서 시장은 연평균 7.0%씩 확대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주행차 연간 판매량은 오는 2025년 25만대로 증가하고, 2035년에는 118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애플 카플레이.  애플 제공
애플 카플레이. 애플 제공


완성차 및 IT 업체들은 벌써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기술은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카의 최종 단계이자 꽃은 바로 자율주행차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차 스스로 주행환경을 인식해 목표지점까지 운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말한다.

현대차는 작년 말 출범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EQ900에 완전 자율주행차의 전초 단계로 고속도로 주행지원(HDA)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탑재했다. 고속도로에서 이 시스템을 작동하면 요금소나 나들목에 진입해 자동 해제할 때까지 안전하게 주행을 보조해주는 능동형 주행 시스템이다.

기아차는 2016 CES를 통해 전기차 '쏘울 EV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쏘울 EV 자율주행차에는 기아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속도로 자율주행(HAD)을 비롯해 도심 자율주행(UAD), 혼잡구간 주행지원(TJA), 비상시 갓길 자율정차(ESS), 스마트워치로 차량을 불러내고 공간을 인식해 자동 주차하는 자율출차·주차지원 시스템 등을 탑재했다.

자동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데 사용하고 있는 키도 사라질 전망이다. 볼보는 최근 오는 2017년부터 키가 없는 자동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의 자동차키의 역할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밴드가 대신하게 된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실행하면 블루투스에 의해 접속되는 디지털키에 의해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이 디지털키는 렌터카와 카셰어링 등 불특정 다수가 운전하는 경우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아우디는 CES에서 '버추얼 대시보드(Virtual dashboard)'를 공개했다. 아우디가 생각하는 차세대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최첨단 콘셉트다. 대시보드 전체의 디지털화를 추구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 등 모바일 디바이스가 매끄럽게 접속 가능한 최첨단 디스플레이 시스템은 최신 무선 통신 규격인 LTE 어드밴스에도 대응한다.

BMW는 TU-오토모티브 디트로이트에서 'DPP(Dynamic Parking Prediction) 시스템'을 선보였다. DPP는 빠르게 주차 공간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주차 공간을 위한 데이터는 디지털 맵을 바탕으로 한다. 주차 공간이 비면 이와 관련된 정보를 다른 차에 보낸다. 운전자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와 관련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불필요한 연료 소모도 막을 수 있다. DPP 시스템은 이미 i3에 프로토타입이 장착된 상태이고, 뮌헨에서 성공리에 시범 운영을 마쳤다.

IT 업계가 선보이고 있는 기술력도 완성차 업계 못지않다. 텔레매틱스 부문에서는 오히려 IT 업계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치고 나가는 모습이다. 애플과 구글은 각각 스마트폰 OS를 차량과 연동하는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상용화해 완성차 업계에 빠른 속도로 퍼뜨리고 있다. 애플의 경우 올해에만 21개 브랜드, 100여개 차종에 카플레이를 탑재할 계획이다.

구글은 애플보다 한발 앞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핸들과 엑셀, 브레이크 페달 등이 빠져있는 완전 자율주행차다. 구글은 이 자율주행차를 이용해 무인 택시 등 사업화도 가속할 계획이다. 승객이 모바일 앱으로 자율주행차를 호출해서 타는 무인 택시 사업은 구글뿐만 아니라 유사 콜택시 서비스 우버 등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실제 서비스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전장사업부를 신설하며 스마트카 산업 진출을 선언한 삼성전자도 MWC 2016에서 커넥티드카 솔루션 '삼성 커텍트 오토'를 공개한다. 운전 습관을 고칠 수 있게 운전 성향을 평가해 실시간 알려주고, 사고가 나면 구조기관이나 보험사에 곧바로 연락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LG전자 또한 스마트카 전장부품에서 성장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LG전자는 2013년 VC(Vehicle Component)사업부를 만들어 전장부품사업 비중을 꾸준히 키워왔다. GM과 돈독한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을 비롯해 많은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인포테인먼트부터 모터,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한편 업계는 스마트카 기술력을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2014년 기준으로 가속 · 조향 · 제동 중 하나만을 실시하는 '레벨 1'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카메라와 차량용 레이더 같은 장치를 사용해 충돌 회피 및 차선 유지 등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탑재 차량이 증가하면서 복합적인 기능을 동시에 시행하는 '레벨 2' 모델이 증가했다. 모든 주행을 제어하는 자율주행시스템을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레벨 3'의 경우 2020년에 시장에서 본격화할 전망이고, 운전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되는 '레벨4'의 경우 2025년경부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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