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사퇴… 두산그룹 `4세 경영`시대

후임 회장에 큰 조카 박정원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후임 회장을 박용만 회장의 큰 조카인 박정원 ㈜두산 회장이 맡으면서, 두산그룹은 오너 4세 경영 시대를 시작한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2일 열린 ㈜두산 이사회에서 "그룹 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 부문 회장을 천거했다.

두산에서는 그동안 지주사인 ㈜두산의 이사회 의장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해 왔다. 이에 따라 박정원 회장은 오는 25일 ㈜두산 정기 주주총회에 이은 이사회에서 의장 선임절차를 거친 뒤 그룹 회장에 정식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고 박두병 창업 회장의 맏손자다.

박용만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오래전부터 회장직 승계를 생각해 왔는데, 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생각으로 지난 몇 년간 업무를 차근차근 이양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까지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턴어라운드를 할 준비를 마쳤고, 대부분 업무도 위임하는 등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박용만 회장은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그룹의 인재양성 강화를 위해 설립한 DLI(두산 리더십 인스티튜트)의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은 그대로 수행한다.

후임 회장을 맡은 박정원 회장은 사원부터 시작해 지난 30여 년간 두산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았고, 2007년 ㈜두산 부회장과 2012년 ㈜두산 지주 부문 회장을 맡으면서 두산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실제로 박정원 회장은 1999년 ㈜두산의 부사장으로 상사 BG를 맡았을 당시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익 사업 위주로 과감히 정리해 취임 이듬해인 2000년에 매출액을 30% 이상 끌어올린 바 있다. 아울러 2014년 연료전지 사업, 2015년 면세점 사업 진출 등 그룹의 주요 결정에 핵심 역할을 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