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비중 OEDC 평균 9.2%… 한국은 1.1% 불과 제조업 위주 산업부흥 발맞춰 값싼 원자력·화력 의존 원인 태양광·풍력 등 발전비용 인하… 국가 차원 지원정책 절실
■ reDesign 대한민국 16대 어젠다 신에너지정책 시급하다
[디지털타임스 황민규 기자] 석탄·원자력을 탈출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노력이 서서히 열매를 맺고 있는 가운데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특히 연간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이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도 원전 중심의 행정 편의적인 에너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5 재생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차 에너지 총 공급량(TPES)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1.1%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회원국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평균 9.2% 수준에 달한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1990년부터 1.1%로 무려 25년간을 1% 수준을 맴돈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은 1970년대 이후 국가 경제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정착한 고질병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제조업 위주의 산업 부흥과 함께 에너지 수요가 급격한 속도로 증가하며 경제성 위주의 값싼 원자력이나 석탄화력 발전을 크게 늘려왔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재생에너지 사용과 관련해 안이하게 대처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과거 정부에서 녹색성장을 선언하고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도 만들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결여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합성어다. 기존 주력인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햇빛, 물, 지열, 강수, 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신에너지는 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수소에너지를 포함하고, 재생에너지는 태양열, 태양광발전, 바이오매스, 풍력, 소수력, 지열, 해양에너지, 폐기물에너지 등으로 구분한다.
독일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적 역량을 기울이고 과감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데 국제 사회의 인식이 모이면서 이 같은 정책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외국에서 97% 이상의 에너지를 수입해 쓰는 고질적인 에너지 의존도를 탈피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산업 강화가 시급하다.
현재까지는 신재생에너지보다 전통의 석탄연료나 원자력의 발전비용이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IEA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h당 발전단가를 보면 석탄이 60원인 데 비해 원자력은 120원, 태양광은 140원, 풍력은 90원 수준이다.
하지만 오는 2020년경에는 석탄은 80원, 원자력은 130원으로 소폭으로 단가가 상승하는 반면 태양광은 80원, 풍력은 70원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청정에너지 관련 분야로 투자가 몰리면서 관련 기술 가격도 크게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유력한 신재생에너지산업인 태양광의 경우 기기 가격은 떨어지고 셀 효율은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태양광패널 가격은 현재 2008년 수준과 비교해 5분의 1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실리콘 웨이퍼 태양전지의 변환효율(빛을 전기로 바꾸는 정도)도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세계 태양광 시장은 지난해 약 58GW로, 2014년 44GW에서 약 31% 성장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은 국가의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독일은 태양광과 풍력 분야 생산량의 65%가량을 해외로 수출하며 국부 창출에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 환경이 조성할 때까지는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밑거름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오히려 핵 재앙을 두 번 겪은 일본의 사례를 답습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9년 피크기여도(발전설비) 기준으로 발전원별 비중은 석탄화력이 32.3%, 원전이 28.2%, LNG 24.8%, 신재생에너지 4.6% 등이다. 여전히 화석연료와 원전이 전체 전력생산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도 당장 뾰족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충분하지만, 정책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집행하기에는 투자의 효율성 문제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정된 영토에 햇빛, 바람, 물과 같은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육상에서의 풍력 잠재량도 독일의 3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우기에 척박한 환경이라는 얘기다.
선진국보다 뒤떨어지는 기술력도 문제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기술은 최고기술을 보유한 유럽을 100으로 볼 때 86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97% 수준인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중국은 기술력 측면에서 한국을 거의 다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송용주 한경연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없다면 신성장동력으로 발전해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