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 24.3% '초고령사회'
생산가능인구 2060년 2187만명… 41%나 감소
생산·소비 동반감소 1%대 저성장 불가피할 듯
합계출산율 2.1명으로 끌어올릴 특단대책 필요




■ reDesign 대한민국 16대 어젠다
고령화 시대와 저출산 극복


한국은 늙은 국가다. 국민 100명중 10명이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가 점차 감소해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지는 저성장 국가가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합계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국제연합(UN)은 전체 인구의 7% 이상이 노인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규정한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1990년 5.1%에서 2000년 7.2%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된다. 이 비율은 2010년 11%로 집계됐고, 2020년에는 15.7%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30년(24.3%) 이후에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 전망이다. 2040년 32.3%, 2050년 37.4%, 2060년 40.1% 등 45년 안에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40명이 노인이 된다는 뜻이다.

한국의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00년 7%이던 고령 인구 비중은 15년 만에 13%로 급증했다. 대표적인 고령 국가인 일본도 고령화로 진입하기까지 25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데 영국이 45년이 걸렸고 미국은 69년, 프랑스의 경우 115년이었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을 경우 지난해 3695만명인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370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는 2020년부터 감소 폭이 커질 전망이다. 2035년 3089만명, 2060년 2187만명으로 41%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경제에 투입될 생산요소가 줄어들고 구매력이 낮은 노인 인구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생산과 소비가 동반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경제 전반의 활력이 많이 둔화돼 경제성장률도 2001~2010년 연평균 4.42%에서 2051~2060년 1.0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물가 다음으로 경제성장률에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초·중·고·대학에 다니는 학령인구(6~21세)는 30년 뒤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지금의 군대 규모와 군 복무기간(21개월)을 유지할 경우 병력자원은 2022년부터 부족해진다. 국민연금은 신규 가입자가 감소하고 보험 수령자는 늘어나 2044년부터 적자가 발생하고 2060년에는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추계된다. 건강보험 재정 역시 2035년 고갈될 것으로 우려된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인구도 2060년부터는 부양인구가 더 많아진다.

사회의 안정성을 높이고 젊은 층의 노인 부양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 추세대로 가면 노인 인구는 현재 662만명에서 2030년에는 1269만명, 2050년에는 1800만명으로 급증한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2012년 이후 평균 2.8%의 낮은 성장에 머무르는 등 성장률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대외여건의 악화와 내수성장의 한계를 고려할 때 올해에도 2%대 성장이 예상되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하면 노동투입량 감소로 국내 성장률 내림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저출산 현상이 이미 30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사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치닫고 있다. 정부가 최근 10년간 80조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2015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1.24명에 불과하다. 1983년 합계출산율이 2.1명 미만으로 떨어졌을 당시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해야 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저출산 문제는 우리 사회 유지에 필수적인 시스템이 고장 난 엄중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맥쿼리증권은 최근 발표한 '아시아의 20년' 보고서에서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기대 수명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40대 이하 젊은 층 인구가 1995년 69.4%에서 지난해 48.1%로 급감했고 2050년에 32%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2020년까지 44조500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단지를 기존 5곳에서 10곳으로 2배로 확대 △2017년부터 난임휴가·치료비 지원 추진 △어린이집 확대 △임신·출산 시 건강보험 본인 부담비율 20%에서 5%로 축소 등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소득증대나 세제혜택 등 피부에 와 닿지 않아 유인책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방자치단체가 출산율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출산율이 높은 지자체에 중앙정부 공모사업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출산 장려를 위한 유인책을 추진하는 지자체도 있다. 경상도는 조기 결혼을 유도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30세 이전에 결혼하는 부부에게 결혼자금을 빌린 돈의 이자를 1년간 3000만원 한도로 2% 이자를 대납해주는 것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들을 통해 정부가 합계출산율을 2020년까지 1.5명, 2045년은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까지 끌어 올린다면 저출산·고령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역협회는 저출산 극복에 참여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많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심각한 저출산 현상을 완화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확대가 필요하다며 육아휴직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경감비율을 현행 60%에서 더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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