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는 지난달 29일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상품 '생활든든론'을 출시했다. KB국민카드 제공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위기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중금리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존 카드론 이용자 군과 겹칠 수 있고 과도한 시장선점 경쟁으로 부실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가 지난달 29일부터 중금리 대출 '생활든든론' 판매에 돌입했고, 우리카드는 2금융권보다는 금리가 낮은 '우리카드 신용대출'을 1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SK텔레콤 및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제휴를 맺고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 등 제 1금융권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이용자들이 카드나 캐피탈 업체를 통해 다소 높은 금리의 대출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카드, 캐피탈 대출의 평균 금리를 연 18% 안팎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은행권을 시작으로 10% 대 초중반 중금리 대출 상품이 쏟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카드론 주 이용자들이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권으로 몰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카드사들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한 데는 '이대로 카드론 이용자 층을 고스란히 빼앗길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중금리 상품을 새롭게 출시, 이용자 이탈을 막고 타 업권과의 경쟁을 본격화 한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전체 업권의 이익이 6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심각한 수익성 위기에 빠졌다"면서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카드론마저 타 업권에 밀리면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에 일종의 '맞불 작전'으로 중금리 상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그간 축적한 빅데이터 분석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신용카드 이용 패턴, 결제 성향 등을 추가해 보다 세분화 된 신용등급을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출을 이행해 금리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가 내놓은 생활든든론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세분화된 신용평가를 실시해 기존 카드론 대출보다 금리를 낮췄다. 대출대상은 신용등급 중위권 이용자이고 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연 7.5%에서 14.91%까지이다. 우리카드 신용대출은 캐피탈사나 저축은행보다는 낮은 금리를 적용하면서 우리카드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무서류로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금리는 신용등급별로 최저 연 6.9%에서 20% 중반의 금리가 적용된다. 신한카드는 SK텔레콤과의 제휴 대출상품을 4월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SKT 이용자 중 신용등급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휴대폰 요금 연체가 없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3개월 간 중금리 대출을 시범 운용하고, 운영 결과에 따라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카드도 SC은행과 제휴를 통해 5월 중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아직 결정된 부분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중금리 대출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마저 중금리 대출 경쟁에 뛰어들면서 부실대출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이 더 격화되면 부도율과 연체율이 늘어나는 등 부실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