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희 ETRI 스마트홈·팩토리연구실장
박준희 ETRI 스마트홈·팩토리연구실장


IT산업의 '쌀'을 반도체라 한다면, 4차 산업혁명의 '쌀'은 '데이터'라고 한다. 앞으로는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산업에서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말한다. 그런 측면에서 스마트홈은 우리가 다시 한 번 주목해야 할 분야다. 누군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이 오래 머무는 곳에서 많은 데이터가 생산될 수 밖에 없다. 통계청에서 5년마다 발표하고 있는 국민생활시간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의 절반 이상을 집에서 보내고 있다 한다. 즉, 이처럼 스마트홈의 다양한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데이터야 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하게 활용되는 '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제조혁명 측면에서도 그렇다. 대기업 중심의 대량 소비시장이 중소 혹은 개인기업의 맞춤형 소량 소비시장으로 변화하면서 창의적 아이디어와 메이커운동이 또한 주목받고 있다.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는 대부분 개인의 생활공간에서 느끼는 불편 해소가 목적인 바,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개인으로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제조 스타트업이 만들어낸 다수의 제품이 스마트홈과 연관된 제품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필자가 참여해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가전(홈) IoT 시나리오 공모전에 단 3주간 수백 건의 참여 신청이 쇄도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하겠다.

스마트홈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중에서 모두가 협력해 넘어야 할 것은 관심과 가치를 인정하는 평가, 그리고 소비다. 세계적 석학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니얼 퍼거슨은 저서 '시빌라이제이션'에서 1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소비'라고 했다. 하지만, 홈 산업은 '소비' 측면에서 냉대 받고 있다. 공급자들이 충분한 가치를 공급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서비스 가치에 대한 저평가도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수 백 만원의 명품 가방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월 천 원짜리 서비스의 가치는 외면하는 시장은 우리 스스로 극복해야할 숙제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산·학·연, 그리고 국민들의 스마트홈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절실한 때다.

박준희 ETRI 스마트홈·팩토리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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