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크라이슬러에도 공급… 미 빅3 완성차 고객 확보
삼성SDI·SK이노도 BMW·벤츠 등에서 잇따라 수주 '성과'
중·유럽 자국생산 배터리 우대… 현지 생산거점 마련 필요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의 견제에도 미래 성장동력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연이은 수주 낭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경우 정부가 노골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경쟁력과 가격 등에서 우리가 한 수 위라는 평가다.

LG화학은 크라이슬러가 올해 말부터 양산할 예정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미니밴 '퍼시피카'에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은 16kWh이고, LG화학의 미국 현지 홀랜드공장에서 생산·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LG화학은 배터리 셀뿐만 아니라 배터리제어시스템(BMS) 등 다양한 부품으로 구성한 팩 형태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으로 수천억원의 수주물량을 확보했고, 앞으로도 양사 간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대규모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주로 LG화학은 GM(제너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등 북미 3대 완성차업체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했다. LG화학은 2009년 GM의 PHEV '볼트'와 2010년 포드의 순수전기차(EV) '포커스', 2015년 GM 고성능 EV '볼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북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계속 키우고 있다.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SDI도 자동차용 배터리를 미래 주력사업으로 정하고 오는 2020년까지 이 사업에만 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미 BMW, 폴크스바겐, 크라이슬러, 포드 등에 배터리를 공급 중인 삼성SDI는 아우디와 전기 SUV(스포츠실용차)를 공동 개발하는 등 완성차 업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주력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다임러가 2017년부터 출시할 벤츠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 셀을 공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계약은 벤츠의 단일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종의 다양한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는 최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견제에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정부는 BYD 등 자국 업체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 등 상용차에 대해서만 보조금 지원을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자국에 유리한 정책을 펴고 있다.

업계는 하지만 중국 업체가 한국이나 일본 등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소형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거의 따라 잡았지만,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중·대형은 가격 경쟁력과 성능 등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이 때문에 세계 주요 완성차뿐 아니라 일부 중국 완성차 업체도 한국 배터리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 의하면 국내 배터리 업체의 경우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1kwh당 200달러 전후까지 가격을 내릴 수 있지만,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은 이보다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B3도 "LMO(리튬망간)과 LFP는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과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이 주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중국뿐 아니라 유럽 등에서도 자국 생산 배터리를 우대하는 정책을 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현지생산 거점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B3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3년 32억6000만달러(3조7000억원)에서 2020년 182억4000만달러(20조7000억원)로 5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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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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